채권금리, 일년내내 변동성 '극심'

2025-12-23 13:00:12 게재

외국인 매도 기조 뚜렷·환율 압박 출렁 … 시장심리 악화

내년 역대급 국고채 발행 … 지방선거 앞두고 추경 우려

올해 국내 채권시장은 일년내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연초 2.50%로 장을 시작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월 2.25%까지 하락하다 상승세로 전환해 12월엔 3.10%까지 반등했다. 연말에도 외국인 매도세와 원달러 환율 압박에 연일 출렁이는 모습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역대급 국고채 발행이 예정된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 논의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채권금리 상승=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연일 순매도세를 보였던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bp(1bp=0.01%p) 내린 연 2.999%에 장을 마쳤다. 2년물은 연 2.823%로 1.3bp 하락, 20년물은 연 3.337%로 0.4bp 내렸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연 3.359%로 1.7bp 상승했고 5년물은 연 3.245%, 30년물은 연 3.249%로 각각 0.5bp, 0.3bp 올랐다. 최근 연일 ‘팔자’ 모드였던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5096계약, 10년 국채선물은 3375계약 순매수했다.

올해 채권시장의 첫 번째 장애물은 집값 급등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만 하더라도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낮추면서 예상보다 성장세가 약화해 향후 인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영향 등에 내수가 회복하고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종료를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4월 말까지는 성장률 둔화 및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하면서 하락하던 채권금리는 2차례에 걸친 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 및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커졌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건 채권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올해 상반기 장기채권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금리가 반등함에 따라 상당 부분 반납했다.

채권금리 단기 급등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동결과 향후 완만한 인하에 대한 기대감,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달 11일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이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채권 투자심리 위축 = 12월에도 채권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 기조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외국인은 3년물 국채선물을 약 8만2000건 이상 순매도했고, 10년물도 약 4만6000건 순매도해 시장의 약세 흐름을 주도했다. 이는 지난 10월과 11월의 매도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고채 2년물을 중심으로 단기물 발행 비중이 증가했고 정부의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대미 투자펀드 조달에 따른 지방채, 공사채, 특수은행채, 은행채 등 AAA급 크레딧채권 발행 증가 우려로 단기금리는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다”며 “장기금리는 유럽과 일본, 호주 등 대외금리에 연동된 약세 압력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연말 특유의 거래량 위축 현상도 시장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통상 연말엔 주요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인 포지션을 취하면서 거래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적은 거래에도 금리가 크게 출렁이는 현상이 반복된다. 여기에 다음 주 크리스마스 휴장을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뚜렷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당면한 환율 불안은 금융시장에 복병으로 남아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2원을 돌파하는 등 여전히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로 이어질 수 있으며, 채권금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연중 고점 수준을 위협하고 있는 점이 큰 부담”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1460원선 아래로 하향되어야 국고채 금리도 유의미한 안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고채 225조원 발행 한도…수급 우려 여전 = 이런 가운데 내년에 계획된 역대급 국고채 발행이 채권시장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올해 발행된 국고채 물량은 226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68.5% 증가했다.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국고채 발행량은 220조원을 돌파했다.

내년에도 국고채 발행 물량은 2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발행 한도는 225조7000억원으로, 순발행 규모는 109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WGBI 편입발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국채 시장 전담 조직 신설, 채권 발행기관 협의체 구성 및 운영 등으로 시장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서울 채권시장에서 체감하는 수급 우려는 여전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후년까지 확장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추경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것이란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26년 1월 종합 채권시장심리지수(BMSI)는 99.9(전월 103.2)으로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고채 금리하락을 전망한 응답자는 증가했지만, 연초 회사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 우려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감소하면서 1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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