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전 대표 2심, 검찰 감정신청 기각

2025-12-24 13:00:01 게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손해’ 배임 혐의

항소심 “손해액 1심서 다툴 기회 충분”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해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항소심에서 검찰의 손해액 산정을 위한 감정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항소심에서 사후적으로 감정을 진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배임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와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와 이 전 부문장은 2020년 이 전 부문장이 실소유한 바람픽쳐스를 카카오엔터가 고가에 인수하도록 공모해 회사에 31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문장은 319억원의 이익을 취하고, 김 전 대표는 그 대가로 12억5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바람픽쳐스는 이 전 부문장이 배우자 명의로 지분 80%를 보유한 회사로, 인수 당시 실질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기업가치 자료가 부족해 1심에서 손해액이 특정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감정을 통해 손해액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부터 손해액 문제는 쟁점이었고, 관련해 충분히 석명(설명)할 시간이 있었다”며 검찰의 감정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다시 감정을 진행해 그 결과로 배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사후적 평가로 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대표측은 “인수는 카카오엔터 설립 이전부터 본사 차원에서 기획된 사업으로 경영상 필요에 따른 결정이었다”며 “드라마 제작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무실·직원 등 외형만으로 페이퍼컴퍼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손해 발생이 입증되지 않았다” 며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부문장에 대해서는 드라마 기획개발비 명목으로 보관하던 회사 자금 10억500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20일 열린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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