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펀드 순자산 27% 증가…주식형 74% 올라
글로벌 증시 반등 … 새 정부 기대감에 투자심리 개선
ETF 중심으로 주식·채권형 펀드로 대규모 자금 유입
2025년 국내 펀드시장 순자산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글로벌 증시 반등과 국내 증시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급등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순자산금액 1400조원 육박 =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 펀드시장 순자산 금액은 1398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00조원(27.3%) 가까이 증가했다. 설정액은 1308조5000억원으로 263조원(25.1%) 늘었다. 설정액은 지난 7월 1200조원을 넘어선 이후 12월 들어 1300조원을 돌파했다. 순자산금액은 지난 8월 1300조원을 넘어선 이후 14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 미중 무역 협상 진전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며 “특히 국내 증시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투자 자금이 유입된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74%의 성장률을 보이며 22일 기준 설정액은 205조7000억원, 순자산은 233조원을 기록했다. 채권형의 경우 설정액은 216조2000억원, 순자산액은 218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반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순자산은 각각 193조원, 167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6%대 증가에 머물렀다.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주식형 펀드 유입액이 6년 만에 처음으로 부동산 펀드를 웃돌았다.
◆ETF 제외한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출 = 올해 펀드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ETF를 중심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11월 말 기준 286조33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공 지능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테크종목의 강세 속에 국내외 주식형 ETF와 시장 변동성 확대와 금리 추구 성향 강화 등으로 채권형 ETF 특히 파킹형 또는 금리형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시장의 조정 시기마다 저가매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한 해 동안 100조원 이상 증가해 전년 말 대비 65.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ETF 상장 종목 수는 연초 이후 113개가 증가한 1048개로 신규 상장도 활발하게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를 주식형 ETF와 주식형 펀드(ex-ETF)로 세분하여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 ETF는 올해에도 5년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ETF를 제외한 주식형 펀드는 11월 말 기준 증시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성 환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1조2364억원이 순유출되며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ETF는 올해 들어서도 연초 이후 22조1074억원 순유입되며 6년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ETF를 뺀 해외 주식형 펀드는 6334억원이 순유출되며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채권형 펀드에서도 높은 절대 금리 레벨에 따른 투자매력도 부각, 투자의 편리성, 투자자 저변 확대 등으로 국내 채권형 ETF가 부각된 가운데 액티브 ETF를 포함한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미국 고배당주·골드 펀드 자금 유입 증가 = 올해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특히 미국 고배당주 펀드 등에도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커버드콜 전략이 결합된 ETF나 다우존스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가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국내 배당주 펀드의 경우에도 새 정부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배당 세제 개편 등으로 국내 고배당주 ETF 등으로는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일부 규모가 크고 오래된 전통적 액티브 고배당주 펀드에서는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상반된 모습이 나타났다.
올해 펀드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국제 금 가격의 강세 영향으로 GOLD(금) 펀드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설정액 또한 연초 이후 3조원 넘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금 펀드 중 금 현물 시세를 추종하는 ETF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금 펀드 설정액 증가를 이끌었다. 연초 온스당 2630달러대로 시작한 국제 금 가격은 23일 기준 4505.70달러를 넘어서며 71.3% 급등한 상황이다.
◆2026년에도 ETF 성장세 지속…연금 상품 증가 =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국내 ETF 시장은 다양한 투자 테마 ETF, 액티브 ETF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또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를 앞두고 연금 관련 상품은 점점 더 펀드시장의 핵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디폴트 옵션의 주요 상품인 TDF, EMP 등의 상품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정책뿐만 아니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과 이행점검 도입 시 국내 배당주 펀드와 ESG 펀드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