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분기 GDP 4.3% 성장…2년만에 최고
관세·고용냉각 우려에도 기초체력 ‘튼튼’
강한 소비, 기업 지출 힘입어 성장 가속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23일(현지시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4.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 성장률 3.8%를 웃도는 수치로,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미국은 분기 성장률을 직전 분기 대비 기준으로 산출한 뒤 이를 연율로 환산해 GDP 통계를 발표한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관세 부과를 앞둔 수입 급증의 영향으로 0.6% 역성장을 기록한 뒤, 2분기에 3.8%로 반등했고 3분기 들어 성장세가 한층 강화됐다. 3분기 성장의 핵심 동력은 소비였다.
개인소비는 3분기 중 3.5% 증가했으며, 전체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2.39%포인트에 달했다. 관세 부담과 고용 둔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력을 보였다.
기업 설비투자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3분기 설비투자는 연율 2.8% 증가했으며, 컴퓨터 장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가 집약된 데이터센터 투자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재고와 주택 투자가 감소하면서 민간투자는 전체적으로는 0.3% 줄어 약보합에 그쳤다.
무역 부문에서는 순수출이 GDP 성장률을 1.59%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 3분기 중 수출은 8.8% 증가한 반면 수입은 4.7% 감소했다. 정부지출은 2.2% 증가해 성장률을 0.39%포인트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히는 민간 국내 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3.0%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와 기업 투자를 중심으로 한 내수 수요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했던 관세 가운데 부담이 컸던 일부 조치가 완화된 점도 3분기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4분기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가계에 대한 세금 환급과 관세 정책을 둘러싼 사법 판단이 나올 경우 2026년에는 완만한 반등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연방준비제도는 재정정책의 뒷받침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가계 소비의 지속성을 내년 성장 전망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기준으로 2.9% 상승해, 물가가 목표치 2%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기준으로 본 미국 경제 성장률은 3분기에 2.3%로, 연율 기준 성장률보다는 완만했다. 이는 수입 관세 인상과 누적된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3분기 기업 이익은 4.2%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1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다섯 달 연속 하락해 2008년 이후 가장 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와 관세,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0.45% 상승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38번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국채 가격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다만 노동시장의 완만한 둔화와 높은 생활비는 2026년 소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소득 수준에 따른 소비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3분기 GDP의 다음이자 마지막 추정치는 내년 1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