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자금, 중국 AI 기업으로 이동
딥시크 이후 투자 열풍
중국 정부 지원도 한몫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인공지능 기업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 로이터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월가에서 인공지능 투자 열기가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분산을 위해 중국 AI 기업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중국판 딥시크를 찾겠다는 기대 속에 중국 인공지능 기업들에 대한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기술 자립 정책도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와 인공지능을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관련 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5일 중국 증시에 상장한 그래픽처리장치 기업 무어 스레즈(Moore Threads)는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며 거래 대뷔시 468%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고, 또 다른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메타엑스 역시 약 693%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로이터는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의 미국 기술 추격 속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공지능 종목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면서 중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로이터의 분석이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러퍼는 미국 매그니피센트 세븐에 대한 투자 비중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고, 중국 인공지능 테마 노출 확대를 위해 알리바바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 잇따라 상장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도 주목하고 있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는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기술주를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했다. 투자자들의 지리적 분산 투자 수요와 함께 중국의 강력한 정책 지원, 기술 자립 기조, 인공지능의 빠른 수익화 가능성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현재 주가수익비율이 약 31배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홍콩의 항셍테크지수는 약 24배 수준이다. 항셍테크지수에는 알리바바를 비롯해 바이두, 텐센트,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 등이 포함돼 있어 인공지능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미국 투자자문사 레일리언트는 지난 9월 나스닥 상장지수펀드(CNQQ)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구글, 메타, 테슬라, 애플, 오픈AI에 해당하는 중국판 대표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