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자산 투자 문턱 낮추자 "위험" 경고
가상자산·사모신용 상품 확산
개인투자자 부담 커질 우려
가상자산과 사모신용(private credit)이 주식·채권처럼 대중 투자 상품으로 빠르게 편입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로이터 24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 선택권 확대를 명분으로 가상자산과 사모대출, 사모펀드 등 대체자산에 대한 접근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개인 투자자에게 과도한 판단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디케이터에 있는 VIP웰스어드바이저스의 창립자 마크 스탠카토는 “뭔가 부정적인 일이 벌어진 뒤 사람들이 ‘이 정도 위험인 줄은 몰랐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퇴자산처럼 장기 투자 자금에서 복잡한 상품이 늘어나는 점을 우려했다.
SEC는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 테일러 로저스는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면서도 공정하고 질서 있는 시장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앳킨스 위원장 역시 앞서 연설에서 사모자산 접근 확대에는 ‘적절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위험의 성격이다. 현재 401K 같은 미국의 퇴직연금은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한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여기에 사모신용이나 사모펀드가 포함될 경우 분산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자산 가치 산정이 어렵고 환금성이 떨어지며, 개인 투자자가 선택의 질을 평가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SEC는 가상자산 투자 문턱도 빠르게 낮추고 있다. 지난해 9월 가상자산 현물 ETF 상장을 간소화하는 기준을 도입한 이후 신규 가상자산 ETF가 급증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 흐름은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콜로라도주 아르바다의 델라기파이파이낸셜 소속 재무설계사 로버트 퍼시케티는 “소액 투자자는 가장 큰 위험을 떠안으면서도 복잡한 상품을 평가할 전문성은 가장 부족하다”며 “소액 투자자는 자기 편에 있는 자문팀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선택권 확대가 오히려 투자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상자산 ETF를 출시한 21셰어스의 덩컨 모어 대표는 가상자산이 “포트폴리오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사모자산과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될수록, 그 위험 역시 개인 투자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변화의 핵심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