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국정개입 확인, 공적시스템 훼손”
민중기 특검팀, 180일 수사 결과 발표
김 여사 등 20명 구속, 총 76명 재판행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는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의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현대판 매관매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각종 인사와 공천에 폭넓게 개입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시스템이 크게 훼손됐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민 특검은 180일간 수사기간을 종료하고 29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이 이날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금까지 김 여사 등 20명을 구속기소하고 5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76명(중복포함)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특히 수사 초기부터 국민적 관심을 모았으나 기존 수사기관에서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씨 선거개입, 건진법사 전성배씨 청탁 의혹 등 규명에 주력해 김 여사를 구속기소했다. 전·현직 영부인을 구속한 것도, 재판에 넘긴 것도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검팀은 또 김 여사가 통일교 한학자 총재,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으로부터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수수한 것 외에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부장검사,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등으로부터 인사나 사업 청탁 대가로 명품 귀금속과 금거북이, 이우환 화백의 그림, 명품 시계 등을 받은 사실을 새롭게 확인하고 김 여사를 추가로 기소했다.
지난 2023년 3월 당대표 당선 대가로 김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건넨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함께 기소됐다. 특검 수사로 확인된 김 여사가 수수한 금품 액수는 총 3억7725만원에 달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 김 여사와 함께 전성배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은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도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등으로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선 김기현 의원 외에 통일교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의원, 공흥지구 개발부담금 감면 지시 의혹을 받는 김선교 의원 등 3명이 기소됐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명태균씨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다만 윤 전 대통령의 매관매직 개입 여부와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하기로 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관저 이전 특혜,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공흥지구 개발 특혜 등 의혹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지만 김 여사와 연관성을 규명하지 못한 것도 특검 수사의 한계로 꼽힌다.
특검팀은 검찰의 김 여사 봐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막바지 수사에 속도를 냈으나 이원석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소환조사가 불발되면서 제대로 마무리짓지 못한 채 종료됐다.
특검팀은 수사기간 종료에 따라 파견 인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등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마무리 짓지 못한 사건은 특검법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인계될 예정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