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 흔들, 하이브리드가 받친다

2025-12-30 13:00:01 게재

포드, 하이브리드 트럭으로

팰리세이드 가장 빨리 팔려

포드, 제너럴 모터스, 폭스바겐 등 여러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전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9월말 종료되면서 완성차 업체와 소비자 모두 하이브리드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3분기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순수 전기차 비중은 10%에 그쳤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15%로 더 높았다. 전기차 수요는 둔화하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빠르게 판매가 늘고 있다. 미국 자동차 거래 플랫폼 카구루스는 내년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 6대 중 1대가 하이브리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장 업계에서는 전기차는 재고 부담이 커진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비교적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에 이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기술을 수익성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차종 가운데 하나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로, 평균 재고 기간이 14일을 밑돌았다. 자동차 정보 업체 에드먼즈에 따르면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약 390개 차종 가운데 87개 모델이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5년 전보다 선택지가 약 50% 늘어난 수치다.

하이브리드는 외형이나 주행 감각 면에서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구분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인 도요타 라브4는 2026년형부터 모든 사양에 전기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함께 탑재했다. 소비자가 의식하지 못한 채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환경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는 일정한 효과를 낸다. 미국인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인 약 38마일(약 61킬로미터)은 기본형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가솔린 1갤런(약 3.8리터)으로 소화 가능하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할 경우 차량 한 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20%~30%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은 하이브리드로 이동하고 있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조정하고,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으로 전동화 차량 판매 비중을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혼다도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가 전기차 보조금 공백 속에서도 전동화 흐름을 유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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