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맹점 공존 모델로 자영업 살린다
서울시, 상생 프랜차이즈 사업 ‘박차’
필수품목·위약금 기준 제시·분쟁 예방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분야의 공정한 가맹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가맹점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고물가·고금리로 자영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본사와 가맹점 간 ‘공존’을 추구하며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30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초부터 ‘서울형 상생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형 상생 프랜차이즈’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법규 준수 노력과 자발적인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가맹점 보호와 가맹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프랜차이즈를 의미한다.
시는 이같은 취지에 부합하는 우수 브랜드를 선정해 인센티브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8개 브랜드를 ‘올해의 상생 프랜차이즈’로 선정해 시상했고 우수 상생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가맹본부의 규모나 인지도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 거래의 공정성, 소통과 협력 노력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위약금 면제·원가 공개까지, 상생 사례 눈길 = 선정된 브랜드들 사례는 선언 차원의 상생이 아닌 실제 경영 현장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롯데리아와 원할머니보쌈·족발, 가마치통닭 등은 중도 해지 가맹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하거나 부담을 완화했다. 더카페는 로열티 일부를 광고비로 환원했고 리안헤어는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대상으로 매장관리와 기술 지원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특히 본죽&비빔밥은 이른바 ‘티메프 사태’ 당시 가맹점이 정산받지 못한 상품권 비용 23억원 가량을 전액 본사가 부담하는 결정을 내리며 상생 경영의 모범으로 호평을 받았다.
중소형 브랜드의 상생 노력도 눈에 띈다. 고반식당은 돼지고기 원육 가격을 전국 평균 도매 시세에 연동해 공개하는 ‘투명 정율 공급제’를 도입해 본사의 원가 구조를 가맹점과 공유하고 있다. 육회야문연어는 로열티를 정액제로 바꿔 매출 변동에 따른 점주의 부담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들에 대해 “가맹점 입장에서 체감도가 높은 변화”라고 평가했다.
◆가이드라인 만들어 필수품목, 위약금 제동 = 서울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2023년 서울시가 25개 가맹본부와 489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갈등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필수품목 관련 불이익과 계약해지 시 과도한 위약금 부과가 각각 30.1% 27.3%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2024년에는 필수품목 분야, 2025년에는 위약금 분야에 대해 단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며 가맹점 분쟁 예방에 나섰다.
필수품목이란 가맹사업자의 영업과 관련해 가맹본부 또는 지정 사업자와의 거래를 강제하는 품목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불필요한 필수품목 지정을 줄이기 위해 △일반식당·분식 △패스트푸드 △음료·디저트 △유아서비스·학원 △스포츠·이미용 5개 업종별로 필수품목의 세부 요건과 기준을 제시하고 부적절한 지정 사례도 함께 안내했다. 또 가맹본부와 협약 체결, 정보공개서 심사, 가맹본부·가맹거래사 대상 교육과 홍보를 통해 현장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150개 가맹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을 분석해 합리적인 산정 방식을 담은 위약금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가맹계약 체결 전·유지·해지 단계별로 예비창업자가 유의해야할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를 동등한 파트너로 보고 공정한 거래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동반 성장의 관계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