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연준 개편 시나리오, 시장 긴장
파월·쿡 교체되면 판도 변화
독립성 훼손되면 금리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고,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해왔다. 이에 투자자들은 내년 연방준비제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지금까지 금융시장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크게 반영하지 않았으나 하지만 투자자들은 연준 내부 분열 심화, 의장 권한 약화, 급진적 변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분위기라고 WSJ는 진단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연준 독립성이 흔들릴 경우 경제와 금융시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기가 견조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재확산과 장기금리 상승 우려로 오히려 국채 금리와 차입 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 금리가 급등하면 주식시장도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의장 한 명으로 연준 정책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연준 의장은 12명으로 구성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단독으로 금리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
그럼에도 월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FOMC는 대통령이 지명한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은 총재 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연준 이사 중 3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했다.
향후 몇 달 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추가로 지명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5월 의장 임기 종료 후 연준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경우가 첫 번째다. 파월의 이사 임기는 2028년까지지만, 과거 관행상 의장직 종료와 함께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변수는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이 주택담보대출 서류 허위 기재 의혹을 받는 리사 쿡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경우다. 쿡 이사는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현실화되면, 연준 이사 다수가 트럼프 진영으로 채워진다. RBC캐피털마켓의 블레이크 그윈은 “이렇게 되면 지역 연은 총재 해임 가능성도 커지고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극단적 전개가 없더라도 연준 내부 분열 심화만으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지만 다른 위원들에게 밀려 반대표를 던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며,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나틱시스의 존 브릭스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