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무대책에 불법 내몰린 ‘수영만 요트’
새해부터 해경 단속
“집단 소송 준비 중”
부산시의 무대책에 전국 최대 요트 계류장인 수영만요트경기장 요트들이 새해부터 불법 운항 신세에 처했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수영만요트경기장 요트들의 계류허가가 이날 밤 12시를 기점으로 모두 종료된다. 시가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에 본격 나서면서 모든 요트 계류를 내년부터 불허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상에 계류된 요트 300여척 중 약 100척의 영업용 요트들이다.
현행 마리나항만법은 계류시설 없는 영업행위를 불허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때문에 영업용 요트들은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기간인 20개월간 영업을 중단하거나, 계류허가 없이 불법 운항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장 부산의 대표 새해맞이 행사인 광안리 카운트다운 축제부터 문제다. 카운트다운 축제는 새해 0시를 기점으로 광안대교와 도시 야경을 배경으로 음악회와 대규모 드론쇼, 레이저쇼과 펼쳐진다. 이를 보기 위해 약 50여척 이상의 영업용 요트가 출항하는데 예약된 관광객들만 1000명 가량이다.
요트들은 31일 밤 23시 30분에 출항해 1시간 가량 광안대교 앞에서 축제를 즐기고 내년 1월 1일 0시 30분에 입항한다.
문제는 계류허가가 새해 0시를 기점으로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출항할 때는 합법인데, 입항할 때는 불법이 된다.
발단은 시가 제공했다.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을 할 때 약속한 협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시는 2025년 1월 협약서를 작성하면서 특약사항으로 8개의 요트계류시설 중 1개 시설은 약 7개월 공사기간에도 남기기로 했다. 약 28척의 요트가 계류할 수 있는데 100척의 영업용 요트들은 공동운영과 수익공평배분 등을 통해 영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개발 과정에서 계류시설을 존치하는 것이 관광객 안전문제로 대두되며 계획이 갑자기 바뀌었다. 선 육상공사, 후 해상공사를 통해 계류시설 철거기간을 7개월로 최소화 하려던 계획 역시 20개월 동안 육·해상 동시 공사로 변경됐다.
그렇지만 요트들이 20개월 동안 어디로 갈 지는 정해주지 않았다. 시는 내년 1월 중순부터 단전·단수, 2월말까지는 모든 계류시설에서 퇴거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이기주 마리나선박대여업협동조합 조합장은 “대체 계류장을 계속 시에 요구해 왔지만 진전이 없다보니 불법에 내몰린 처지가 됐다”며 “협약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체 계류장은 찾는 중이고 2월말 계류시설 폐쇄전까지 임시 계류허가를 주는 것으로 관계기관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