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정공시로 ‘할인율 공방’ 정리 국면

2026-01-01 17:40:28 게재

환율 논쟁 대신 미 보조금 효과 부각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고려아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간 이어졌던 환율·할인율 논란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신주 상장 예정일이 내년 1월 9일로 확정되자 시장의 관심은 공방보다는 프로젝트의 실질적 가치와 미국 정부 지원 효과로 옮겨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220만9716주의 상장 예정일을 내년 1월 9일로 확정했다. 신주 인수자는 미국 정부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크루서블 합작법인(JV)으로, 조달 자금은 총 11조원이 투입되는 미국 테네시주 비철금속 제련소(크루서블 프로젝트) 건설에 사용된다.

그동안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증자가 환율 변동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발행가액 제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사회 결의 이후 원·달러 환율 급락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실질 할인율이 10%를 넘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발행가액과 발행 주식 수 모두 이사회 결의 시점의 환율을 기준으로 미화로 확정됐으며, 신주 발행대금 역시 달러로 납입돼 환전 없이 전액 미국 투자금으로 송금되는 구조라고 반박해 왔다. 사후적인 환율 변동을 원화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할인 여부를 따지는 것은 거래 구조 자체를 왜곡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법원도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였다. 앞서 영풍·MBK가 제기한 유상증자 중단 가처분 신청은 전부 기각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신주발행은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 추진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법원 결정 이후 환율과 환전 문제를 둘러싼 공방도 잦아드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번 프로젝트에 포함된 미국 정부의 직접 지원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크루서블 JV에는 미국 정부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총 19억4000만달러를 출자해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한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는 칩스법(CHIPS Act)에 따라 2억1000만달러의 보조금을 합작법인이 아닌 미국 현지 사업회사에 추가로 투입한다.

고려아연 측은 이 구조를 감안하면 외형상 할인발행처럼 보일 수 있으나, 경제적 실질은 시가발행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JV 출자금 19억4000만달러에 더해 상무부 보조금 2억1000만달러가 추가로 투입되면서, 프로젝트 전체에 투입되는 실질 자본은 21억5000만달러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과 기존 주주 모두에게 귀속되는 부가 가치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IR 자료를 통해서도 “신주대금이 회사에 유입되고, 할인발행 대금에 상응하는 상무부 보조금이 추가 투입돼 JV 지분 가치로 환산된다”며 “경제적 실질은 시가발행과 동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단순 인허가 차원을 넘어 자금 투자와 보조금 지급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의 전략적 가치가 분명해졌다”며 “법원 판단 역시 이러한 경영적 목적과 기대 효과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초기 자금 조달이 완료된 만큼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부지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부터 단계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연·연·동 등 산업용 기초금속과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13종의 금속을 생산하며, 이 가운데 11종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2025년 핵심광물 목록’에 포함돼 있다. 연간 110만톤의 원료를 처리해 54만톤 규모의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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