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한국 넥스트레이드, 증시 뒤흔든 실험"
75% 상승 증시 3분의 1 차지
위험선호 강한 개미들 몰려
2025년 한국 증시가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를 깨고 출범한 넥스트레이드가 전체 거래대금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3월 한국거래소의 주식 거래 독점을 깨고 자본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11월 기준으로 한국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 2조4000억달러 중 약 3분의 1을 처리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원(약 74억달러)에 달해 싱가포르거래소의 약 두 배 수준이라고 넥스트레이드는 밝혔다.
넥스트레이드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지배적인 세력으로 부상하며, 올해 주요 지수가 75% 급등하는 데 힘을 보탰다고 FT는 평가했다. 거래대금의 85%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차지했고, 외국인은 10%, 국내 기관은 5%에 그쳤다.
넥스트레이드는 하루 12시간 거래가 가능해 기존 한국거래소의 6시간30분보다 길고, 출퇴근 시간에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거래 수수료도 한국증권거래소보다 20~40% 낮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최고경영자는 이 같은 성장 속도를 이례적이라면서 "일본과 호주 같은 나라의 대체 거래소들이 현재와 같은 거래 규모에 도달하는 데 약 10년이 걸렸다"고 FT에 말했다.
넥스트레이드의 급성장은 규제 당국의 경계심도 불러왔다. 금융당국은 10월 말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비중을 한국거래소 거래대금의 15%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넥스트레이드는 주식 거래만 담당하며, 상장 심사나 공시 규제, 청산, 시장 감시는 수행하지 않는다. 넥스트레이드는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증권사들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새 규제에 따라 넥스트레이드는 카카오, 한국전력, 미래에셋증권 등 일부 인기 종목의 거래를 중단했다. 현재 거래 종목 수는 약 630개로, 출범 당시 약 800개에서 줄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 종목 수는 약 2800개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해당 규제가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거래 비중 상한 완화와 함께 청산·감시 기능을 독립된 제3기관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에 대응해 한국증권거래소는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거래 시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