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안전가옥 급습한 미국의 ‘절대적 결의’

2026-01-04 09:17:27 게재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개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군이 기습적인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근황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수개월 추적 끝 침실서 마두로 생포

항공기 150여대 투입, 3시간 안돼 철수

동선·식습관·애완동물까지 파악

미국이 중남미 현직 국가원수를 직접 체포하는 초유의 작전을 단행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안전가옥을 한밤중 기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작전명은 ‘절대적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승인에서 철수까지 수 시간 만에 끝난 초단기·초정밀 합동작전이었다는 점에서 군사적 완결성뿐 아니라 외교·국제법적 파장까지 예고하는 중대 사건으로 평가된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동부시간 2일 밤 10시 46분 작전 개시를 지시했다”며 “가장 은밀하고 정밀한 합동작전으로 완전한 기습 효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승인 직후 서반구 전역 20곳의 지상·해상 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일제히 출격했다. 작전은 개시 직후부터 분 단위로 통제됐고, 각 전력은 사전에 설정된 시간표에 맞춰 목표 지역에 효과를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투입 전력의 폭과 깊이도 이례적이었다. F-22·F-35·F/A-18 전투기와 EA-18 전자전기, E-2 조기경보기, B-1 폭격기, 공중급유기와 각종 지원기, 다수의 무인기까지 동원됐다. 체포 병력을 태운 헬기는 탐지를 피하기 위해 수면 약 30m의 초저공 비행을 유지했고, 해안선 접근 이후에는 전자전 자산과 사이버·우주 영역의 지원을 받아 방공망을 무력화했다.

합참은 “카라카스 접근과 동시에 베네수엘라 방공 체계가 비활성화되며 헬기와 지상군의 안전한 이동 통로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체포 임무는 육군 최정예 델타포스와 ‘나이트 스토커’로 불리는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맡았다. 이 연대는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서도 핵심 역할을 수행한 부대로 야간·저고도 침투 능력을 상징하는 전력으로 꼽힌다. 체포 부대는 현지시간 3일 오전 2시 1분(미 동부시간 오전 1시 1분) 목표 지점에 도착해 현장을 봉쇄했고 저항 가능성을 차단한 뒤 신속히 체포를 완료했다. CNN은 “마두로 부부가 잠자던 중 침실에서 끌려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마두로는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안전처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까지 도달했을 뿐 닫지는 못했다”며 “신속한 행동으로 상황을 통제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되는 마두로의 사진도 공개하며 작전의 성공을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번 공개가 ‘억지(deterrence)’ 효과를 노린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작전 과정에서 미군 헬기 한 대가 베네수엘라 측 공격을 받았으나 비행 가능 상태로 복귀했으며, 미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체포 병력은 전투기와 무인기 엄호 아래 작전 지역을 이탈해 미 동부시간 오전 3시 29분 베네수엘라 영토를 완전히 벗어났다. 마두로 부부는 미 해군 강습상륙함 USS 이오지마로 이송됐고, 이후 절차는 미 법 집행 당국의 관리 아래 진행됐다.

정보 준비는 ‘집요함’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치밀했다. 케인 의장은 “정보 당국이 마두로의 이동 경로와 거주지, 여행 일정은 물론 식습관, 복장, 애완동물까지 수개월에 걸쳐 파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군은 실제 안전가옥을 정밀 복제한 모형을 제작해 침투·봉쇄·체포 동선을 반복 훈련했다.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8월부터 소규모 팀을 현지에 파견해 감시를 강화했고, 정확한 소재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 자산을 운용했다.

기상 조건도 작전 성패를 가른 핵심 변수였다. 합참은 “작년 12월 초 이미 작전 준비를 마쳤지만 민간인 피해 최소화와 기습 극대화를 위해 크리스마스·신년 연휴를 넘기며 기상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케인 의장은 “2일 밤 해안과 산맥, 낮게 깔린 구름을 관통할 수 있는 ‘호전’이 찾아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숙련된 조종사들만이 통과할 수 있는 경로가 열렸다”고 말했다.

군사적 평가와 별개로 외교적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주권국가의 현직 국가원수를 직접 체포한 사례는 극히 드물며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행사 방식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국내 정치의 향방, 주변국들의 외교적 대응, 국제사회의 법적 해석이 맞물리며 파장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미국의 군사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가장 놀랍고 효과적인 작전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동시에 백악관과 국방부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충돌을 피했다”고 강조하며 정당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는 주권 침해 논란과 함께, 향후 유사 사례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절대적 결의’가 남긴 여파는 단기간에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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