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장관, 석유회사 모아 베네수엘라 재건 논의
대규모 투자에는 신중 기류
10년간 연 100억달러 소요
미국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이 이번 주 주요 석유 회사 임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에너지 산업을 되살리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난 3일 체포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통제권 확보를 위해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라이트 장관은 이번 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골드만삭스 에너지·클린테크·유틸리티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셰브론과 코노코필립스를 비롯한 주요 석유 회사 경영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실제로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 회사는 셰브론이 유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년간의 부패와 투자 부족, 관리 부실로 생산 기반이 무너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미국 석유 회사들이 주도적으로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원유 생산 업체들은 실제 투자 결정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원유 매장량을 갖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에너지 인프라를 복구하려면 향후 10년간 매년 약 100억달러씩 쏟아부어야 한다고 본다.
석유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베네수엘라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미국이 주말 사이 마두로 정권을 몰아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생각은 없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석유 회사들이 투자를 결정하려면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서고 법치가 자리 잡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에도 워싱턴이 베네수엘라 내 미국 기업 활동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여러 석유 회사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한 행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 테일러 로저스는 미국 석유 회사들이 즉각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로저스 대변인은 미국의 모든 석유 회사들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할 준비와 의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5일 S&P 500 에너지 지수(SPNY)는 2025년 3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대형주인 엑슨모빌(XOM)은 2.2% 올랐고, 셰브론(CVX)은 5.1% 급등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