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채권↑…헤지펀드 ‘디폴트 베팅’ 결실

2026-01-06 13:00:02 게재

정권교체 기대에 국채,

PDVSA 채권 동반 상승

저가매수 세력 수익 확대

채무불이행 상태였던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년간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됐던 채권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이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디폴트 상태에 놓여 있던 베네수엘라 정부 채권 가격은 하루 만에 24% 급등했다.

달러당 33센트 수준이던 국채 가격은 41센트까지 치솟았고,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석유기업 PDVSA가 발행한 2035년 만기 채권도 26센트에서 33센트로 올랐다. 그동안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던 베네수엘라 채권 시장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채권 가격 급등은 미국 당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원유 수출 정상화, 채무 재조정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정치 환경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채권 회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채권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달러당 16센트 안팎에서 거래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미국의 금융 제재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일부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은 장기간에 걸쳐 저가 매수 전략을 유지해 왔다. 이들이 보유한 베네수엘라 관련 채권의 액면가 규모는 6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FT는 이번 급등으로 런던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브로드리치와 윈터브룩캐피털, 독일 자산운용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등이 의미 있는 평가이익을 얻었다고 전했다. 윈터브룩캐피털의 에드워드 코언 최고경영자는 “베네수엘라는 깊은 동결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베네수엘라의 전체 대외부채 규모가 경제 규모를 크게 웃도는 데다, 채무 재조정 과정과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변동성은 상당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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