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만큼 깊은 맛…‘노포’를 찾아서

2026-01-06 20:00:10 게재

경기관광공사, 노포 6곳 추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굳건히 지킨 시간들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노포는 애써 찾아가도 후회가 없다. 따뜻한 한그릇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 세월만큼 깊어진 맛을 찾아 떠나보자.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경기관광공사가 6일 도내 노포 6곳을 추천했다.

고소한 빵 냄새로 하루를 여는 곳 ‘김포 쉐프부랑제’

김포 쉐프부랑제.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김포 쉐프부랑제에 진열된 빵.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쉐프부랑제’는 아침 8시면 어김없이 문을 연다. 쉐프부랑제의 대표는 이병재씨는 일찍부터 제빵 기술을 배웠다. 전북 고창이 고향인 그는 군산의 이성당과 마산의 코아양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빵집들을 거치며 기술과 경험을 쌓았다.

이곳에서 만드는 빵은 무려 100여종. 그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빵은 수제 단팥소로 만든 ‘쌀단팥빵’, 얇게 저민 피칸이 가득한 ‘엘리게이터’, 당근 파운드 사이에 크림치즈가 듬뿍 들어간 ‘당근크림치즈파운드’ 다. 이 빵들은 진열대에 오르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이제는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그와 함께 반죽을 만진다. 지나온 시간에 더해 앞으로 차곡차곡 쌓일 쉐프부랑제의 시간까지. 이곳의 빵에는 시간의 맛이 담겨있다.

주소: 경기도 김포시 사우중로 82 사우프라자 1층 / 031-998-1813

지동 순대·곱창타운의 대표주자 ‘수원 호남순대’

수원 호남순대 곱창순대볶음.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수원 호남순대 곱창순대볶음.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수원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안에는 지동 순대·곱창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호남순대‘는 이곳의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다. 1980년대 중반부터 영업을 시작, 40년이 넘었다. 호남순대는 새벽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24시간 우려낸 사골 육수로 끓인 순대국밥은 잡내도 없고 국물이 진하다. 다른 잡뼈는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돼지뼈만으로 우려냈기 때문이다. 소박한 서민 음식으로 화려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이유가 분명한 한그릇이다. 순대곱창볶음 역시 빠질 수 없다. 순대와 곱창을 기본으로 부추 깻잎 대파 양배추 등 다양한 채소와 쫄깃한 당면이 듬뿍 들어간다. 식사는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최고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로 19 지동시장 순대타운 A동 5호 / 031-255-0498

7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파주 덕성원’

파주 덕성원의 대표메뉴 짬뽕.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파주 덕성원의 대표메뉴 짬뽕.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300여m 떨어진 파주의 대표전통시장 금촌통일시장. 시장 북쪽 끝에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뜻의 ‘덕성원’이 있다. 1954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무려 70여년 전이다.

가게 벽면에 낡은 사진 중에 짐자전거 안장 위에 앉거나 엄마의 손을 잡고 서 있는 아이가 보인다. 덕성원 대표 이덕강씨의 어린시절 모습이다. 이 대표는 덕성원의 3대 대표이고 현재는 아들이 주방을 맡고 있다. 4대째 자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가게 이름처럼 모든 음식에 정성을 담아낸 덕분이다. 해산물은 냉동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는 늘 싱싱한 것만 고집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시간 불 앞에서 쌓아온 시간이 녹아 있는 음식들이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명동길 43 / 031-941-2226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되는 삼색면 ‘안산 이조칼국수’

안산 이조칼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안산 이조칼국수.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안산의 맛집 이조칼국수는 35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사람들의 식탁을 채워왔다. 이곳 칼국수 면은 세가지 색이다. 흑미 찰현미, 콩가루, 부추를 각각 섞어 반죽한 삼색면은 모양도 예쁘고 소화도 잘된다. 여기에 해산물로 우려낸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다. 특히 핵심 재료인 조개류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주 3회 이상 공수해 신선함을 유지한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팥칼국수와 팥죽이다. 좋은 팥을 고르는 것부터 알맞은 농도를 맞추는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이 확실하다. 칼국수와 찰떡궁합인 김치 역시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대째 이어오는 모녀의 전통 김치, 정직한 재료와 손맛으로 쌓아온 시간이 가득하다.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부광장1로 124 / 031-401-5168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보는 스키야끼 ‘양평 사각하늘’

양평 사각하늘의 스키야끼.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양평 사각하늘의 스키야끼.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북한강을 끼고 하류쪽으로 달리다가 문호리에서 푯대봉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좁은 마을길이 이어진다. 언덕길을 500여m 오르면 한옥 건물이 보이는데 일식 스키야끼를 전문으로 하는 ‘사각하늘’이다. 이 한옥을 지은 사람은 일본인 건축가다. 주인내외 중 일본인 남편은 한옥의 매력에 빠져 이곳을 지었고 한국인 아내는 다도와 일본식 코스요리인 ‘가이세키’를 오래도록 공부해왔다. 두 사람의 취향을 녹여 ‘사각하늘’이라는 공간이 1998년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스키야끼 한가지다. 철판에 배추 버섯 파 쑥갓 등의 채소를 볶다가 육수를 붓고 끓인 후 얇게 썬 소고기를 넣는다. 이렇게 익힌 재료들을 날달걀에 찍어 먹는다. 남은 육수에 우동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 별채에서는 다실 말차 체험도 가능하다. 식사와 말차 체험 모두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길곡2길 53 / 031-774-3670(전화 예약 필수)

한 가족의 삶이 녹아 있는 ‘이천 장흥회관’

이천 장흥회관 대표메뉴 낙곱전골.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이천 장흥회관 대표메뉴 낙곱전골. 사진 경기관광공사 제공

이천 ‘장흥회관’은 1982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다. 장흥회관은 전골요리 전문식당이다. 대표메뉴는 낙곱전골로 낙지와 곱창이 어우러진 국물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물과 육류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대표메뉴는 차낙곱전골이다. 이 메뉴는 2대 운영자인 창업주의 아들이 우연히 개발했다. 영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낙곱전골을 끓이다가 재료가 모자라 차돌박이를 대신 넣은게 시작이었다. 예상보다 좋은 맛에 정식메뉴로 개발하게 됐다. 기존 재료인 낙지와 곱창에 고소한 차돌박이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이 난다. 지금은 차낙곱전골을 찾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다.

주소: 경기도 이천시 중리천로 8-1 / 0507-1372-3710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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