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업종 순환 속 연일 최고치

2026-01-07 13:00:02 게재

소재·산업재로 자금 이동 금리인하 기대가 상승 견인

미국 증시가 업종 순환 매매가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 오른 채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기술주 중심의 쏠림에서 벗어나 소재·산업재·금융주로 매수세가 확산된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대형주 비중을 동일하게 반영한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1.2% 상승해 상대적으로 더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는 주가 상승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업종과 중소형 종목으로 넓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나스닥100지수는 0.9%, 다우존스는 1% 올라 다우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랠리의 핵심 키워드로 업종 순환이 거론된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증시에 머물고 싶어 하지만, 지난해 수익률을 주도했던 기술주와 고평가 종목 대신 상대적 저평가가 두드러진 업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증시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것도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시장은 이번 주 예정된 ADP 민간 고용 지표와 9일 발표될 비농업 고용·실업률을 통해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톰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 정책은 정교한 판단이 필요하며, 현재 기준금리는 중립 수준에 와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 이사 스티븐 마이런은 2026년에 기준금리를 1%p 이상 추가로 인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벤 스나이더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극단적인 대형주 쏠림과 인공지능(AI) 투자 흐름 변화로 인해 올해 증시는 미세한 업종 순환이 반복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S&P500 상위 10개 종목이 전체 시가총액의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AI 투자 규모는 예상치를 웃돌지만 기업 도입 확대 과정에서 성장 속도 둔화와 함께 순환 매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타델 증권의 스콧 루브너는 올해 1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초 자금 유입과 함께 시장 전반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되고 있으며, 연금 납입 자금과 연말 보너스, 재량 운용 자금이 빠르게 지수 추종형 투자 상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주말 동안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군사 작전은 국제 정치적으로 파장을 일으켰지만, 월가의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금과 미 국채 등 일부 안전자산은 상승했지만, 변동성 지수인 VIX는 16 이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증시 상승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본다. 무역 갈등, 경기 둔화 조짐, AI 투자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도 적지 않다. 미국 시장 분석업체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대표는 "올해 재정·통화 정책이 모두 증시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강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다수는 올해도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응답자 590명 가운데 60%는 S&P500지수가 2026년에 최대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시티그룹 크리스 몬태그 팀에 따르면 지난주 선물·파생상품 시장에서 매수 비중이 줄고 공매도가 늘며 일방적 강세 베팅이 완화됐다. S&P500과 나스닥 선물 거래는 강세·약세 신호가 엇갈리며 중립권에 있으며 단기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샌디스크가 23% 상승해 S&P500 편입 종목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샌디스크 주가는 2026년 첫 3거래일 동안 약 47% 급등했다. 원유 시장에서는 트라피구라를 비롯한 글로벌 원유 트레이더들이 마두로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거래 재개와 연료 공급 방안을 놓고 미국 정부와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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