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의 딜레마…혁신당의 ‘차별화’ 실험
교섭단체 기준 완화에 민주당 소극적
캐스팅보트·정체성 모두 한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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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의원은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19대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입성했고, 이후 진보정의당·정의당을 거쳐 정책위 의장을 지냈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10석(비례 8석, 지역구 2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3당으로 진입했다. 진보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진보진영 유권자들이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진보정당’ 구도로 투표하면서 진보정당의 의석수가 적지 않게 늘었지만 정의당은 결국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원외로 밀려났다. 진보당은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해 3석을 얻으며 진보정당의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뿌리 깊은 거대양당 세력에 맞서 제3당을 구축해 보려고 했던 진보정당 세력의 의도는 결국 실패하고 민주당쪽으로 수렴됐다”며 “진보정당은 제도의 장벽과 함께 노조 운동의 퇴행이나 귀족화, 조합주의화 등으로 중산층화되면서 결국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동교섭단체’로 소수정당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했지만 모두 실패한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6대 국회의 삼민회, 17대의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모임, 18대의 선진과 창조의 모임, 20대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등 정체성이 다른 정당들로 구성된 교섭단체는 오래가기 어려웠다.
12석을 가진 조국혁신당 역시 ‘제3당의 정체성’을 놓고 고민 중이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2중대’라는 평가와 함께 흡수통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조국혁신당 소속 정춘생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은 “교섭단체의 기준을 낮추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든 국회를 국민의 모습과 같이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기득권을 내려놔야 국회가 건강해질 수 있는데 거대양당의 의지가 매우 약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의석은 12석으로 적지 않지만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게 한계다. 민주당이 165석을 확보하고 있어 안건 통과 기준인 과반을 넘어선 때문이다. 180석이 필요한 필리버스터 중단 정도에만 조국혁신당의 지원이 필요할 뿐이다. 개헌선인 200석엔 어차피 못 미친다. 박 전 의원은 “이념적 계급세력으로서의 제3지대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며 “정책적·이념적 차이가 크지 않은 선거용 거대 양당이나 이들의 파생상품 같은 정당이 아니라 세대 균열과 기후 등 새로운 의제가 필요한데, 이를 이끌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