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농촌 99%가 ‘물리적 사막화’

2026-01-08 13:00:21 게재

마트·병원 이용 어려워

‘찾아가는 오아시스’ 제안

인구 1400만명의 전국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에도 집 근처에 마트·병원 등이 없어 일상 생활이 어려운 ‘물리적 사막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우리 동네가 사막이 되어간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농촌지역의 무려 99%가 이러한 ‘사막화’ 지역에 해당한다. 도시 지역의 사막화 비율이 31%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도 사막화 지역 분포도. 경기연구원 제공

실제 농촌지역 주민이 종합병원 1곳을 이용하려면 도시보다 약 11배나 넓은 면적을 이동해야 하며 마트 등 대규모 점포는 13배 더 넓은 지역을 뒤져야 찾을 수 있다. 병원이나 마트에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도시보다 2~3배, 이동 거리는 최대 6배 이상 더 멀어 주민들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의 격차는 사막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도시 지역과 비교했을 때 도로는 8~9배, 버스는 최대 15배, 지하철은 무려 50배 가까이 공급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차가 없는 고령층이나 교통약자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렵고 신선한 식재료 구하기도 힘들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연구원은 단기적인 ‘심폐소생술’과 장기적인 ‘체질 개선’ 두가지 처방을 내놨다. 우선 당장 생활이 어려운 지역에는 식품, 의료,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바우처를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포천시가 운영하는 ‘황금마차’처럼 생필품을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이동형 인프라에 바우처를 결합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멀티태스킹 모빌리티’가 사막의 오아시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멀티태스킹 모빌리티’는 사람을 태워 나르는 버스가 아니라 차 안에서 장보기, 원격 진료, 행정 서비스, 아이 돌봄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 이동 수단을 말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상담원이 탑재된 앱 형태의 ‘디지털 비사막화 플랫폼’이 더해지면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노인층도 전화 한통으로 편리하게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구동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사막화는 단순히 거리가 멀다는 물리적 문제를 넘어 소득이 부족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해 생기는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단순히 도로를 더 개설하는 것을 넘어 유무형의 통합 플랫폼을 통해 경기도 전역을 언제 어디서나 생활 서비스가 흐르는 ‘디지털 녹지’로 바꿔나가는 전략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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