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재생 대립 넘어 ‘유연성 확보’가 핵심

2026-01-08 13:00:24 게재

기업, 에너지수요 대응 위해 분산발전 선호 … ‘유연성·계통보강과 출력제어’ 적절한 조합 필요

“원전과 재생에너지하면 매번 서로의 주장만하는 것 같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팩트들을 고려해서 정권 변화에 상관없이 국가 에너지정책 철학을 명문화하는 게 필요하다.”

강부일 전력거래소 계통운영처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제2차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2022년 동해안 대형 산불이 났을 때 전력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수도 있는 긴급한 상황으로 갔다”며 “발전기가 대단지화하는 방향보다는 가급적 분산에너지 정책으로 간다는 국가적 철학을 명확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원전의 경직성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방안’이었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으로 인한 문제는 △수급 불균형과 주파수 안정도 저하 △발전 출력의 급격한 변동 △송전·배전 혼합 및 역전력 흐름 △전압 변동 및 전압 불안정 △계통 계획 및 운영의 불확실성 증가 등이다.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7일 열렸다. 사진 김아영 기자

원전 경직성은 원자력발전소가 출력 조절이 어려워 일정한 출력으로만 운전해야 하는 특성을 말한다. 원전 역시 전력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전소 출력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원자력 발전 비중이 60% 이상인 프랑스는 1970년대부터 탄력운전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연성’이 화두였다. 유연성을 과거와 달리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정의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또한 유연성 자원을 어떻게 경제적이면서도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근 주요 논의 사항으로 떠오른다.

손성용 가천대학교 차세대스마트에너지스템융합학과 교수는 “단순히 제품이나 기술 단위에서 유연성을 고민하면 자원 간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기술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며 “(원전이나 재생에너지 논쟁이 아니라) 조금더 나은 선택지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고민하는 과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 촉진을 위해서는 필요한 유연성 특성을 기준으로 자원 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응을 위해서는 유연성보강-계통보강-출력제어 운영 간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호철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은 “원자력은 기저자원에서 유연성 자원으로 탈바꿈 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 PPA(직접전력구매계약) 활성화 등 시장 및 규제 유연화를 통해 책임과 보상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사업단장은 “에너지 트릴레마에 속도까지 더해서 기업들은 이른바 4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특정 에너지원의 우열을 따져서 편중하기 보다는 각각 에너지원의 장점을 살려서 실리를 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트릴레마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환경성 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세가지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딜레마를 말한다.

김 에너지솔루션사업단장은 “빠르게 폭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책상 위에 있는 모든 카드들을 쏟아 부어도 부족하다”며 “각각의 에너지카드들 중에서 어떻게 최적의 균형점을 잡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전망 구축 성사 여부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시행 여부 문제로 귀결된다”며 “각각 산업 고객들의 특성에 맞는 전력수요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종전과 같은 중앙집중형보다는 분산형발전이 훨씬 더 유연하고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서혜 E컨슈머 연구실장은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굉장히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전기를 쓰는 소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전기요금 체제로는 한계가 있는만큼 다양한 요금제를 둘 필요가 있다”며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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