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비중 33.87%…5년 10개월 만에 최대
12월 3.5조원에 이어 새해 5거래일간 3조 ‘순매수’
메모리 반도체 활황에 ‘전기·전자’ 순매수 4.5조원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33.87%로 최근 5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자금 유입은 △메모리 반도체 활황 △상대적 저평가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기준 외국인의 상장주식 비중은 33.87%(시총 1448조4943억원)에 달한다. 5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작년 12월부터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되면서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은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금융감독원이 결제 기준으로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집계하는 것과 달리 체결 기준으로 집계한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2월 국내 주식을 3조5458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의 순매수 규모가 4조5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 규모(3조5000억원)를 웃돌았다. 다른 업종에서의 매도세를 상쇄할 만큼, 반도체 업종에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특히 ‘반도체 투톱’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2조2000억원, 삼성전자는 1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11월 말 53.2%에서 한 달 만에 53.8%로, 삼성전자 역시 같은 기간 52.2%에서 52.3%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5거래일간 3조1620억원어치를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채권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외국인은 12월 한 달 동안 채권을 8조8000억원 순투자(매수-매도)했다. 이에 따라 보유 잔액은 12월 말 338조3000억원으로, 한 달 새 8조8000억원이 늘었다. 6개월 이하 단기물 잔액이 7조9000억원, 1~5년물은 8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달 외국인 주식 자금이 유입된 주 배경을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개선 기대로 꼽았다. 최근 글로벌 IB 노무라는 올해 범용 메모리 가격이 20~30%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21.5%, 9.7%씩 상향 조정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 비중이 높은 대만 주식을 지난해 12월 16억달러 순매도하고, 한국 주식을 순매수한 데는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대만 주식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 안팎으로 과거 10년 평균(14.7배)을 넘어선 반면, 코스피는 10배 수준으로 과거 10년 평균과 유사하다. 3차 상법 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인 배경으로 꼽혔다.
신 책임연구원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주식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며 자본시장 개혁 정책 등이 추가 유입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AI 거품 경계감 등으로 외국인 주식 자금 흐름이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