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정원 ‘선거개입’ 강제수사
강서구청장 보선 전날 ‘투·개표 해킹 가능’ 발표
이달 초 압수수색 … 김규현 당시 원장 출국금지
2023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를 하루 앞두고 ‘투·개표 결과 해킹’ 가능성을 발표, 논란을 일으켰던 국정원이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았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달 초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 수사관들을 보내 국정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 점검’을 발표할 때 작성된 내부 자료들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또 당시 국정원을 이끈 김규현 전 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선거 당시 국정원은 본투표를 하루 앞둔 10월 10일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에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가상 해킹’을 해본 결과 유령 유권자 등록이나 사전투표 여부 조작, 득표수 변경, 투표지 분류기 해킹 등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부정선거론’에 힘을 싣자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사전투표 폐지론과 수개표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반면 선관위는 “조율된 발표가 아니었다” “선거 결과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고, 야권에선 선거개입 비판이 일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국정원 출신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제보를 바탕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내면서 재조명됐다.
제보는 당시 국정원이 ‘선관위 보안에 문제를 찾지 못했다’고 1차 보고를 하자 대통령실이 반려했고, 김규현 당시 국정원장 등의 주도로 ‘해킹이 가능하다’는 정반대의 2차 보고서가 작성됐다는 게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 수정 때문에 사전투표 직전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본투표 전날로 미뤘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보안 점검에 관여한 국정원 실무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