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비만치료제 1천억달러 시장 온다
편의성 vs 효과, 선택은? 2030년 알약 24% 차지 예상
비만 치료제 시장이 주사에서 알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미 CNBC는 10일(현지시간) 2026년 들어 먹는 비만 치료제가 본격 등장하면서 GLP-1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해 말 경구용 GLP-1 약을 출시했다. 인기 주사제 위고비와 같은 브랜드로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제품이다. 경쟁사 미국 일라이 릴리도 수개월 내 경구용 약이 미국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알약은 주사보다 편리하고 가격 부담도 덜하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은 용량에 따라 월 149~299달러로 책정됐다. 임상시험 결과로는 알약이 주사제보다 큰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지 않았지만, 치료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샌디에이고) 고도 체중관리센터의 에두아르도 그룬발드 의료 책임자는 주사 바늘을 두려워하거나 주 1회 주사가 필요할 만큼 심각하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알약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보건정책 연구기관 KFF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8명 중 1명이 GLP-1 약을 복용 중이라고 답했다.
시장 전망도 커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GLP-1 시장이 2030년대 1000억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알약이 약 24%인 22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은 알약 확산의 핵심 변수다. 양사는 11월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해 직판 웹사이트를 통해 알약 시작 용량을 월 149달러에 제공하기로 했다. 주사제는 보험 적용이 불확실하고 정가가 월 1000달러 안팎으로 비싸 접근이 어려웠다.
양사는 주사제 현금 가격도 크게 낮춰 일라이 릴리는 젭바운드 최고 용량을 월 449달러로,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월 349달러로 인하했다. 다만 보험사들의 급여 추가 여부와 보험자 부담 가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알약 출시에도 주사제가 곧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브리검 여성병원의 캐럴라인 아포비언 공동 책임자는 주사로 잘 조절되는 환자를 굳이 알약으로 바꿀 이유가 크지 않다고 봤다. 임상 결과를 보면 젭바운드는 평균 체중 감량이 20%를 넘어 위고비나 알약들보다 높았고, 부작용에 따른 중단율도 7% 이하로 낮았다.
투자은행 리링크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라이징어는 체중을 크게 줄여야 하는 환자는 주사제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며, 알약은 과체중이나 경도 비만 환자, 주사를 꺼리는 환자에게 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감량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고비 알약은 64주 평균 16.6% 체중 감량을, 일라이 릴리 알약은 72주 평균 12.4% 감량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경구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60%인 136억달러, 노보 노디스크가 21%인 40억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스트럭처 테라퓨틱스 등이 경구용 약을 개발 중이다. 스트럭처는 12월 임상 결과 발표 후 주가가 100% 넘게 급등했는데, 36주에 11% 이상 체중 감량을 보였고 추가 데이터에서는 15% 이상 가능성도 제시됐다. 라이징어는 스트럭처와 아스트라제네카의 경구 GLP-1이 이르면 2028년 말 출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