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식별한 ‘귓불 주름’, 뇌소혈관 손상과 강한 연관성 있어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이 세계 최초 3D 뇌 MRI에서 프랭크 징후(귓불 주름) 자동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 통해 프랭크 징후와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정도 간 관련성을 입증했다.
프랭크 징후(Frank's sign)는 한쪽 또는 양쪽 귓불에 약 45도 각도로 깊게 파인 사선형 주름을 말한다. 과거에는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혈관성 치매 등 심뇌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이 제기되며 전신 혈관 상태를 가늠하는 보조적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3D 뇌 MRI에서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프랭크 징후와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정도 간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연이어 발표했다.
1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기웅 교수팀(제1저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조성만 연구원)은 3D 뇌 MRI에 양쪽 귓불을 포함한 얼굴이 함께 촬영된다는 점에 착안, 뇌 MRI에서 추출한 3차원 얼굴 이미지를 활용해 프랭크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집한 400건 뇌 MRI를 바탕으로 전문가가 수동으로 구분하고 표시한 프랭크 징후를 AI에 학습시켰다. 이후 학습에 사용하지 않은 별도의 분당서울대병원 데이터셋(총 600건)으로 1차 검증, 충남대병원·강원대병원·세브란스병원 다기관 데이터셋(총 460건)으로 2차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가가 수동으로 표시한 영역과 AI가 자동으로 분할한 영역의 일치 정도를 측정하는 DSC 값이 두차례의 검증에서 0.734, 0.714로 나타났다. AI가 찾아낸 영역이 전문가의 판단과 70% 이상 부합한다는 뜻으로 의료영상 분야에서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프랭크 징후의 유무를 얼마나 정확히 구분하는지 나타내는 AUC(분류 성능, 1에 가까울수록 우수) 값은 모두 0.9 이상을 기록, AI 모델이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김기웅 교수팀(제1저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조성만 연구원, 공동 교신저자 제주대병원 박준혁 교수)은 앞선 연구에서 개발한 AI 모델을 활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뇌소혈관질환인 카다실(CADASIL)에서 프랭크 징후가 혈관 손상 정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규명했다.
카다실 환자군의 프랭크 징후 발생률은 66.7%로 일반인(42.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통제한 뒤에도 카다실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프랭크 징후가 있을 확률이 4.2배(OR=4.214)로 확인됐다. 또한 카다실 환자 중 프랭크 징후가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 대비 뇌백질변성 부피가 약 1.7배 컸다.
주목할 부분은 카다실 환자군을 뇌백질변성 부피에 따라 하위 중위 상위 세그룹으로 나눴을 때 프랭크 징후 발생률이 37.0%, 66.7%, 74.1%로 비례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프랭크 징후가 카다실의 중증도와 관련이 깊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논란을 거듭해 온 프랭크 징후가 단순 노화 지표가 아니라 유전성 뇌소혈관 손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며 “프랭크 징후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혈관성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귓불 주름이 추가적인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들은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IF: 3.8), Journal of Clinical Medicine(IF: 3.0)에 각각 게재됐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