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법률검토·여론조사 결과 따랐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여론수렴 방식
‘주민투표’ 대신 ‘지방의회 동의’로
광주·전남 행정통합 주민여론 수렴방식이 ‘주민투표’가 아닌 ‘지방의회 동의’로 사실상 결정됐다. 이에 따라 광주·전남은 올해 7월 1일 통합자치단체 출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12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여론수렴방식은 청와대 간담회를 기점으로 급진전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간담회에서 “주민투표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 타임 스케줄을 감안할 때 어려움이 있다”며 “시·도의회 의결을 거치는 것이 속도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 배경에는 행정안전부의 법률검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행안부 의견에 따르면 현행 주민투표법은 6.3지방선거일 60일 이전에는 주민투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4월 1일까지 행정통합에 대한 투표를 마쳐야 한다.(주민투표법 제14조 1항)
또 주민투표는 실시 요구(행안부 장관)→사실 공표(자치단체장)→지방의회 의견 청취→주민투표 발의→주민투표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주민투표 결과가 ‘통합’으로 나와야 비로소 행안부의 타당성 검토와 범정부 협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그때부터 국회에서 특별법 의결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만약 이 과정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이 행안부 판단이다.
‘주민투표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행안부는 전주·완주 통합 논의 당시 완주(인구 10만)의 투표 비용이 9억원 정도 들어갔는데 광주·전남의 경우에는 3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주민투표법 제27조에는 주민투표에 들어가는 경비는 해당 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법적으로 가능·불가능을 따지기 이전에 주민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지역의 찬성 여론이 70% 가까이 형성되는 것도 주민투표를 생략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 광주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광주·전남 거주 18세 이상 남녀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통합 찬성 의견이 광주 67%, 전남 70%였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방의회 의견 청취로 여론수렴 방식이 결정됨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해 2월 국회 특별법 통과 이전까지 시·도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설명회·토론회·간담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속도전’에 대한 일부 반발은 있지만 지역여론도 진정되는 상황이다. 청와대 간담회 이후 처음 열린 11일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민대토론회 참석자들은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속도전을 치르는 듯한 모습은 우려하지만 행정통합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 9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민 보고회를 열어 청와대 오찬 회동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문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에 과감한 재정 지원과 행정 권한 이양을 포함, 통합이 광주·전남 27개 시·군·구의 균형 발전 토대가 될 수 있도록 균형 발전 기금을 설치하는 데 공동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홍범택·김신일 기자 durumi@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