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가압류한 대장동 일당 계좌 ‘깡통’”

2026-01-12 11:25:25 게재

예금 잔고 4억7000만원뿐

시 “검찰, 알고도 공유 안해”

경기 성남시가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추징을 위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은 수천억원대 가압류·가처분 예금 채권 대부분이 잔고가 거의 없는 ‘깡통계좌’였다.

12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검찰이 제공한 초기 4개(김만배·남욱·정영학·유동규) ‘법원 추징보전 결정문’을 근거로 2025년 12월1일 가압류·가처분 14건을 긴급 신청했고 법원에서 전건 인용(총 5579억원 상당) 결정을 받아냈다.

성남시청 전경. 사진 성남시 제공
성남시청 전경. 사진 성남시 제공

하지만 제3채무자(금융기관) 진술로 확인된 잔고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관련 예금 채권 3700억원 가운데 현재 잔고는 12만원, 남욱 변호사 예금 채권 340억원 가운데 4억4800만원 등으로 자금 동결 전 이미 인출된 상태의 깡통계좌였다.

시는 검찰이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보고서(2022년 9월 5일 작성)를 보면 검찰은 2022년 7월 말 기준 범죄수익 4449억원 중 96.1%(약 4277억원)가 이미 소비·은닉돼 반출됐고, 계좌에 남은 잔액이 3.9%(약 172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대장동 일당들이 취득한 범죄수익의 대부분을 현금·수표 인출, 차명 법인 설립, 금융·고가 부동산 투자 등으로 은닉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다. 시가 2026년 1월 현재 가압류 절차를 통해 확인한 해당 계좌들의 잔고 합계는 4억7000만원(전체의 0.1%)에 불과하다.

성남시는 “검찰이 처음부터 18건 전체에 대한 실질적인 추징보전 집행 내역을 성실히 공유했다면 한정된 시간과 행정력으로도 실익이 큰 자산을 우선 선별해 더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어 “검찰이 성남시에 4개의 결정문을 제공했고 나머지 14개는 법원에서 확보하라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당시 해당 14건 기록을 이미 검찰이 법원에서 대출해 보관 중이어서 성남시가 가압류 신청 전에 접근·복사 기회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시는 “결정문만으로는 현재 동결 효력 유지 여부, 경매·말소 등 변동, 계좌 잔고 및 변동 경로를 피해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며 “검찰이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관리하는 청구·집행 관련 대장(청구부·보전부 등)을 바탕으로 18건 전체의 실질적인 ‘추징보전 집행목록’을 즉시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검찰이 실질 자료 제공을 회피한다면 결과적으로 대장동 일당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며 “성남시는 검찰 협조 여부와 무관하게 끝까지 은닉재산을 찾아 환수 절차를 추진하되 법무부와 검찰이 지금이라도 약속에 걸맞은 전향적 협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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