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문가 96% "금리 동결"…치솟는 환율·집값 우려

2026-01-13 13:00:01 게재

가파른 환율 상승 → 물가 자극 → 양극화 심화

2월 시장금리·물가·환율 등 채권시장 심리 악화

국내 채권전문가 100명 중 96명은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솟는 환율과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2026년 국채 발행량 증가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2월 시장금리와 물가, 환율 등 채권시장 심리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지속 전망 = 13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시장참여자 96%가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투협은 “고환율과 부동산 시장 불안정이 지속되며 2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작년 11월 조사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월 2일부터 7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서 종합 채권시장 심리(BMSI)는 96.8(전월 99.9)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하락하며 악화됐다. 시장금리 관련 채권시장 심리 또한 121.0(전월 144.0)으로 전월 대비 악화됐다.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로 물가 BMSI는 물가 상승에 15명, 물가하락에 9명이 응답해 94.0(전월 101.0)으로 조사되어 물가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 대비 악화됐다.

환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BMSI는 환율상승에 28명, 환율하락에 10명이 응답하여 82.0(전월 108.0)으로 조사되었으며, 환율 관련 채권시장 심리는 전월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환율이 142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된 점과 엔화 약세 등 대외 변수들로 2월 환율상승 응답자가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기록적인 주식시장 상승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원달러환율은 1470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반등했다. 13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68.5원에 출발했다.

◆“상반기 내 인하 어려울 듯” = 채권전문가들은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2.5%로 동결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작년 금리 인하 중단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과열에서 시작됐지만 하반기 이후 환율 요인이 더해졌고 11월 이후엔 급등한 환율이 금리인하를 가로막는 가장 주된 이유가 됐다.

가파른 환율상승은 그 자체로 물가 자극하고 양극화 심화시켜 부정적인 요인이며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한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환율 변동성에 초점을 두던 기존과는 달리 높아진 레벨 수준 자체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우려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는 환율에 중점을 두고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부담, 부동산 시장 강세 흐름 지속 등은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한은과 정부의 성장 눈높이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질 수 있고, 대출 규제 정책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 상반기 중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또한 금리 동결기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국내 경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로 개선 흐름 지속 △ 물가상승률은 높은 환율과 서비스 물가 반등,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정으로 상방리스크 존재 △ 금융안정 측면에서 과열 양상이 이어지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원화 약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향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고 정부의 부동산 시장과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집중되고 있어 금리가 오랜 기간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이 점차 중립 기조로 선회하는 가운데 금융안정 측면의 걸림돌이 여전해 6월초 지방선거까지 감안하면 상반기 중 추가인하는 어렵다. 하반기에는 경기 개선 흐름 속에 GDP갭의 (-)폭이 점차 축소되어 금리 인하 필요성 자체도 의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여전히 우리나라는 대외투자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과 지난해 관세 협상의 결과인 대미 투자가 올해 본격화된다는 점 그리고 해마다 상반기는 수출보다는 수입 비중이 높아 상품수지가 하반기보다 부진하고 4월과 5월에는 대규모 외국인 배당 수요도 대기하고 있다는 계절적 요인도 환율이 쉽게 안정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본 엔화의 불안정한 움직이나 일본 및 호주 채권 등 대외채권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해진 우리 금리 등의 요인도 환율에 민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약 환율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1분기 중 다시 1400원 대 후반으로 되돌려지거나 지난 12월 고점을 넘어선다면 앞서 언급한 부정적 요인과 불안감은 다시 고조될 수밖에 없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향후 체감 경기뿐 아니라 지금 주식시장의 추세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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