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행정통합 급물살…논란도 커져
권한이양·재정특례 논란 불가피
교육자치·명칭 놓고 마찰 본격화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정특례·권한이양, 교육자치, 자치구, 명칭 등이 핵심 쟁점이다.
13일 대전시와 충남도,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1월 중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을 마련한다. 대전시·충남도와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해 국회에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중앙정부의 권한 등을 획기적으로 통합시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마련하고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 대표 발의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국힘 특별법)은 257개의 특례 조항을 담고 있다.
◆특별시장 개발권 놓고 이견 = 재정특례·권한이양 분야는 지방정부-중앙정부, 정치권-중앙정부, 여-야, 정치권-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대립하며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들은 광범위한 재정특례·권한이양 등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동의하지만 일부 사안에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힘 특별법은 환경, 중소기업 및 고용·노동, 보훈에 관한 사무를 수행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한 이관부터 특별시장의 개발권과 사업권한 등의 이양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특별시장의 개발·사업권이 대표적인 쟁점이다. 국힘 특별법은 개발제한구역 관리권한의 위임을 담은 ‘개발제한구역에 관한 특례’(제200조) 등을 두고 있다. 또 ‘철도 및 고속도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제222조)와 10년간 투자심사 및 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투자심사 등의 면제에 관한 특례’(제49조) 등도 포함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행정통합은 단순한 자치단체 합병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 등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국힘 특별법은 특별시장의 권한이 너무 막강해 무분별한 개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통제가 아니라면 의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 견제장치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특례 또한 중앙정부와 마찰이 불가피하다. 국힘 특별법은 재정특례로 ‘기존 법률에도 불구하고’ 특별시가 징수하는 양도소득세는 100/100, 법인세는 50/100, 부가가치세는 지방소비세를 제외한 금액의 50/1000을 특별시에 교부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재정특례 대해 일부 중앙부처는 이미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감 선출방식 오리무중 = 교육자치 분야에서는 국민의힘과 교육계가 부딪히고 있다.
우선 교육감 선출방식이 쟁점이다. 국힘 특별법은 ‘기존 법률과 다르게 교육감의 선출방식을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교육계는 이를 특별시장과 교육감을 한묶음으로 뽑는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로 특별법을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도 대전·충남 통합교육감을 선출할지, 기존처럼 따로 선출할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힘 특별법은 교육 분야에서 특별시장의 광범위한 권한을 담고 있다. 감사권, 사립학교, 유아교육, 학교 및 교육과정, 영재학교, 국제고, 특수목적고 등 교육 전반에 대한 권한 강화가 특징이다.
교육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국힘 특별법은 지방교육자치 근간을 흔드는 구조”라고 했고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전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은 교육부와 협의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시 자치구의 권한 문제도 도마에 오른다. 현재 도 단위 시·군과 광역시 자치구는 권한과 재정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전 5개 자치구는 통합을 할 경우 시·군과 동등한 권한과 재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은 “그동안 반쪽에 머물러왔던 자치구 권한을 이번 기회에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치구의 권한·재정 강화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사실상 단일생활권에 묶여 있는 광역시 특성상 자치구의 권한 등을 어디까지 인정할 지가 논란거리다.
명칭도 민감한 문제다. 국힘 특별법은 현재 명칭을 ‘대전충남특별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충남지역에서는 ‘충남대전특별시’로 부르는 등 지역별로 차이를 보인다. 일부에서 제3의 명칭을 제안했지만 대전시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자칫 ‘대전’이라는 명칭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일각에서 ‘충청특별시’ 운운하는 것은 대전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