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늑장·봐주기’ 우려에 “좌고우면 않겠다”
박정보 청장 “철저히 수사할 것”
“김병기 탄원서, 당시 보고 없어”
더불어민주당 비리의혹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경찰이 철저 수사를 강조하며 신뢰회복 의지를 표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12일 정례간담회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의혹, 강선우 의원 공천헌금 의혹 등과 관련해 “(최근 언론에서) 경찰 수사의지나 능력에 대해 여러가지 말을 한다”며 “철저히 수사를 해서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나중에라도 의혹이 남지 않도록 절차대로, 원칙대로,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헌금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강 의원과 남 모 전 사무국장, 김경 서울시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시의원이 건넨 1억원이 실제 공천 대가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박 청장은 전날 오후 귀국해 3시간 반가량의 조사를 받은 김 시의원을 최대한 빨리 재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늑장수사’ 지적에 “경찰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적극 반박·해명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청장은 전날 김 시의원 조사를 짧게 하고 돌려보낸 게 배려라는 지적에 “시차와 건강 등 문제로 오랫동안 조사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며 “배려를 하는 게 아니라 조사가 가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시의원이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고발이 실제 수사관에게 배당된 것이 그 이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입국 조회도 사건이 배당돼야 가능하다. 지난 2일 배당 후 바로 입국시 통보 조치를 신청했다”며 “늦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빨리 진행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피성 출국·메신저 삭제 의혹에 휩싸인 김 시의원을 긴급체포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긴급체포엔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전체적인 수사 계획에 의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말씀드리긴 곤란하다”고 했다.
박 청장은 다만 동작경찰서가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탄원서를 입수하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암장’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수사관이 특별한 인식을 갖고 보고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당시엔 보고가 없었다”며 “주 범죄사실(차남 편입 의혹) 수사를 마치고 들여다볼 계획이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이 아내의 동작구의회 업무추진비 유용 혐의 입건 전 조사(내사)와 관련해 동작서 관계자에게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거나, 수사 기록을 받아봤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감사를 통해 진행 절차에 잘못이 있는지 지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작서는 김 의원 아내가 2022년 7~9월 한 동작구의원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작년 4~8월 내사하다 무혐의로 종결했다.
박 청장은 “서울청에서 메신저 등으로 총 3번의 보완 수사 지휘와 1번의 최종 승인 지휘를 했다”며 “지휘에 대한 수사 보고가 다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김 의원에 대한 고발이 총 12개 의혹에 대해 23건 접수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