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억 불법대출’ 기업은행 전·현직 기소
은행원 출신 시행업자, 친분 이용 사금고처럼 이용
부행장에 뇌물 주고 자신 건물에 지점 입점 청탁
수백억원대 불법대출 혐의를 받는 전·현직 기업은행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이희찬 부장검사)는 기업은행 출신 부동산 시행업자 A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등 현재까지 3명을 구속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친분을 이용해 기업은행으로부터 744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신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시스템을 악용해 타인 명의로 여러 법인을 설립한 후 유착관계에 있는 기업은행 직원 등을 통해 대출을 받거나, 대출 용도를 속이고 허위 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 등으로 기업은행 직원을 속여 부당하게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은행 여신심사센터장인 B씨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 실무자를 압박해 불법대출을 승인해주고 그 대가로 A씨 등 차주들로부터 3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불법대출을 이용해 신축한 자신 명의의 건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은행 입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시 부행장 C씨에게 금품을 접대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A씨의 청탁을 받은 C씨는 실무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지점 입점을 강행한 후 주거지 인테리어 비용 대납 등 1억1330만원 상당의 대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초 기업은행에서 거액의 불법대출이 적발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를 진행해 지난해 7월 A씨와 B씨를 특경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불법대출에 가담한 A씨의 배우자이자 기업은행 여신심사센터 팀장인 D씨와 지점장 3명, 차주업체 대표 3명 등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또 기업은행 입점 비리를 추가로 밝혀내 지난달 19일 C씨를 부정처사 후 수뢰 및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기소하고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기업은행 직원인 부동산 시행업자가 기업은행 임직원들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했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