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실적 호조에도 주가는 하락
주가 선반영속 엇갈린 평가
IB부문 부진·카드규제 우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가 지난해 4분기 트레이딩 호조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다만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4분기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이 5.23달러를 기록해,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5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확대된 금융시장에서 주식·채권 거래 부문 매출이 수익을 끌어올린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13일(현지 시각) 장 초반 JP모건 주가는 2.8% 하락했다. 투자은행 수수료 수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에 대한 우려가 겹친 영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JP모건의 주식·채권 거래 부문은 지난해 말 석 달 동안 크게 요동친 금융시장의 수혜를 입었다. 인공지능(AI) 관련 거품 논란이 불거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를 둘러싼 관측이 엇갈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는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재정 부양책과 규제 완화의 효과, 연방준비제도의 최근 통화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이러한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4분기 JP모건의 주식·채권 거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식 트레이딩 매출은 전 상품군에서 수익이 늘며 40% 급증해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채권 등 고정금리 상품 매출도 7% 늘었다. 월가의 헤지펀드·대형 투자자 전용 종합 거래 서비스(프라임 브로커리지)도 전반적인 기업 주가 상승의 수혜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채권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JP모건 주가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약 2.8%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다만 이 종목은 지난해 한 해 동안 34% 급등해, 전체 주식시장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에이프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와그너 주식운용 총괄은 "주가가 이미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완벽에 가까운 실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이날 실적은 기대 수준을 충족했지만, 상당 부분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신용카드 사업 확대도 주목된다. JP모건은 애플 신용카드 파트너십을 골드만삭스로부터 넘겨받는 과정에서 22억달러의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애플 카드 발행을 맡게 되면서 신용카드 시장에서의 입지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다이먼 CEO가 주도해온 전략적 사업 확장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투자은행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4분기 수수료 수입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전년도 대형 인수합병 호황 이후 조정 국면에 따른 결과다.
다만 미국 IPO 시장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회복된 가운데, JP모건은 딜로직 집계 기준 연간 수수료 1위 투자은행 지위를 지켰다. 로이터는 2026년에도 인수합병과 자본시장 거래 환경이 다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고 긍적적으로 전망했다.
순이자이익도 주목을 받았다. 4분기 순이자이익은 251억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2026년 순이자이익을 약 950억달러로 예상했다.
이날 제러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재무 상태가 전반적으로 견조하다며 소득 계층 전반에서 뚜렷한 악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용카드 금리를 1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경우, 신용카드 산업 전반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