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형은행들 4분기 ‘깜짝실적’

2026-01-15 13:00:07 게재

BOA 2026 순이자이익 5%↑ 전망 … 씨티 M&A매출 50%↑ 사상 최고치

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지점에 씨티은행(Citibank) 간판이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형 은행들이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미국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순이자이익과 트레이딩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지만, 은행별로 향후 비용 구조와 규제 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며 주가 반응은 차이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주당순이익 98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매출도 285억3000만달러로 기대를 웃돌았다.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은 159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약 2억4000만달러 많은 수준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2026년 순이자이익이 5~7% 성장할 것이라는 새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주식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20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3% 급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약 1억6000만달러 웃돈다. 대손충당금이 예상보다 적었던 점도 순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는 소비자와 기업의 재무 여건이 견조하고, 규제와 조세·통상 정책의 윤곽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미국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3% 넘게 하락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도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1.81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실적 자체는 호조를 보였다.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기대를 상회했고,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의미 있는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4분기 재무자문 수수료는 전년 대비 84% 급증했고, 인수합병(M&A) 관련 연간 매출은 50% 이상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부문 성장률이 6%에 그친 JP모건을 웃도는 성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2024년 JP모건에서 영입한 비스 라가반의 지휘 아래 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4분기 전체 투자은행 수수료는 12억9000만달러로, 23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JP모건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그러나 씨티 주가는 장중 한때 4.6% 급락했다.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규제 당국의 ‘동의 명령’ 해제 시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은 2020년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 통제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동의 명령을 받았으며, 진척이 약 80% 진행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영진은 동의 명령 해제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규제 리스크 해소 시점의 불확실성이 주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씨티는 비용 효율성 개선 성과로 비용 대비 수익 비율 목표를 ‘60% 이하’에서 ‘60% 안팎’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번 주에만 약 1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앞서 13일에는 JP모건 체이스도 트레이딩 부문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은 채권과 주식 트레이딩 모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대형 은행 가운데 가장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웰스파고도 4분기 실적에서 순이자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과 대손충당금 축소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실적을 두고 미국 은행권 전반의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하 국면에서도 순이자이익이 예상보다 잘 방어되고 있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 신용 안정과 인수합병·자본시장 거래 회복세도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은행별로 규제 대응 비용과 구조조정 속도에 따라 성과 차별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1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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