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 옥죄는 인증 확 줄인다”
실효성 미흡 인증 23개 폐지
전체 검토대상 85% 정비
정부가 기업의 창의적인 혁신을 가로막고 행정적 부담을 초래해 온 불필요한 인증제도 23개를 전격 폐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5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3주기(2025~2027년) 적합성평가 실효성 검토에 따른 인증제도 정비방안’을 보고했다.
정부는 2019년부터 인증제도가 본래의 목적과 달리 기업에 불필요한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년마다 ‘적합성평가 실효성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정비 방안은 3주기 계획의 첫해인 2025년 검토대상 79개 제도를 분석한 결과다. 이 중 85%에 달하는 67개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단행된다.
구체적으로는 △실효성이 미흡한 23개 제도 폐지 △유사 제도간 통합 1개 △존속하되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과제 43개 등이 포함됐다.
폐지가 결정된 대표적인 제도는 ‘삼차원프린팅소프트웨어 인증’이다. 해당 제도는 도입 이후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거나 실제 운영 실적이 없어 기업에 행정력 낭비만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사 인증간 통합도 이뤄진다. 목재제품 관련 ‘규격·품질 표시제’와 ‘안전성 평가제’는 목적과 기준이 유사함에도 별도로 운영돼 왔으나, 앞으로는 통합 운영된다. 기업은 한 번의 신청만으로 필요한 인증을 모두 획득할 수 있게 되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개선 조치도 병행된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평가’의 경우 유사한 민간 인증인 ISO 37301(규범준수경영체계인증) 결과를 상호 인정해 주기로 했다. 또한 평가 소요 기간 단축과 유효기간 확대를 통해 기업의 상시적인 인증 유지 부담을 완화한다.
가전제품 등에 적용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 제도는 신규 모델과 파생 모델의 동시 등록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인증은 유지된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인증 △어린이제품 안전인증 등 민생과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12개 제도에 대해서는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국민의 안전은 보호하면서도 기업의 혁신을 저해하는 ‘숨은 규제’는 과감히 걷어낼 것”이라며 “남은 167개 인증제도도 2027년까지 철저히 검토해 정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