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순방 마친 이 대통령…‘갈등의 동북아’ 속 화해·협력 기조

2026-01-15 13:00:02 게재

중국과 ‘새로운 30년’, 일본과 ‘새로운 60년’ 비전 제시

충돌 흐름 심화된 동북아 정세 속 실용외교 줄타기

“어수선한 국내 상황 속 외교 성과가 정치적 동력 작용”

이재명 대통령, 한병도 원내대표와 대화 일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중국·일본 연쇄 순방을 마치며 동북아 외교의 새 출발 의지를 드러냈다. 갈등이 심화된 역내 정세 속에서도 ‘화해와 협력’ 기조를 유지하며 중·일 사이에서 균형을 택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방일 일정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행정청장을 접견했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이 UAE 방문 당시 양국이 논의했던 무기체계 공동개발·생산 등에 대해 후속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다. 국민통합과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하며 중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해 이뤄진 정상외교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후속 조치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4~7일 3박4일간의 방중, 13~14일 1박2일 방일에서 정상 간 유대와 신뢰 관계 구축, 각국과의 교류·협력 강화, 글로벌 정세 변화 속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한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5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난 이 대통령은 “번영과 성장의 기본적 토대인 평화에 양국이 공동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1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언론 발표에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관계가 경색됐던 중국에는 한중관계 전면 복원과 평화 메시지를, 일본에는 기존 협력을 바탕으로 한 ‘한중일 협력’ 구상을 제시하며 접근법을 달리했다.

박종철 국립경상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각자 협소한 ‘자기 고객(지지층)’ 중심으로 움직이는 갈등의 시대에 이 대통령은 화해와 협력을 외교의 주제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지도자들이) 분열과 대립 속에서 지지율을 올리려 애쓰는 분위기라면 이 대통령은 다른 노선을 선택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해서도 “중일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결국 우리에게도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양쪽 어느 진영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큰 틀의 협력을 강조해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실용적인 접근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동북아 외교의 ‘새 판’을 짜겠다는 의지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중국에게는 ‘새로운 30년’을, 일본에게는 ‘새로운 60년’을 제시하며 “어지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손 잡고 나가자”고 말했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방중과 방일의 구체적 성과에 대해선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예를 들어 방중과 관련해 한한령 해제나 서해 구조물 철거에 대해 어떤 가시적 성과가 있느냐고 한다면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한 이념이나 편가르기에 갇히지 않고 중국과 일본을 모두 방문해 양쪽 모두를 관리하는 균형 외교를 선보인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 “예를 들어 중국에게 한한령 이야기를 꺼내고 일본에게는 한중일 협력을 이야기하는 식으로 상대가 불편해할 수 있는 이야기도 우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균형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은 다시 내치의 시간에 들어선다. 외교에서 확보한 정치적 여지가 인사·사법개혁·경제 현안 관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국정 운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오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 문제다.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후보자 관련 논란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수 있을지, 반대로 악화될지에 따라 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낙마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정부안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한 관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경제 분야 이슈도 살펴봐야 한다. 다소 주춤하다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환율과 부동산 공급대책 등이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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