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문구 삭제
금통위, 환율 급상승 등에 금리 또 동결
물가·경기 추이보며 긴축 전환 가능성도
한국은행이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삭제했다.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작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의 종료로 해석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발표한 결정문에서는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준금리 추가인하 여부 및 시기’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더 이상 금리 인하는 없음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벌써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고환율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됐지만 올해는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등 변수가 많다. 만약 한은이나 정부가 예상하듯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안팎으로 개선되고 물가가 2%대 중반까지 오르면 통화정책 기조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자설명회에서 “현 시점에 금리 인상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동결에서 인상까지 가는데 평균 12개월 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서 물가와 환율, 경기 흐름 등을 보면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 가능성이 불거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한은은 1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0.25%p 인하한 이후 다섯차례 연속 동결이다.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도 9개월째 유지되는 셈이다.
금리 동결의 배경은 단연 환율이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기간 1450원대를 웃돌면서 1500원대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평균 환율은 1467.4원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1505.3원) 이후 27년여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들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10거래일 연속 환율이 오르면서 148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이 지난해 연말 구두개입과 함께 시장안정화를 위한 달러 매도 등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원화가치는 추가로 하락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1.25%p로 금리를 더 낮추면 양국간 차이는 더 벌어진다.
물가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물가가 1%대 중후반에서 안정화되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이 덜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9월(2.1%) 2%대를 넘어선 이후 12월까지 2.3~2.4%로 오름세다.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여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시장도 여전히 불안하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도 서울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원 이상 감소하기는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