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이재명정부 실험 ⑥ 포용적 성장을 위한 사회연대경제
“고용 창출·양극화 완화 기여” vs “정치적 활동 방지 방안 필요”
‘통합관리’에 ‘포용 성장’ ‘자생력 약화’ 논쟁
여야 10여년 공청회·법안심사 공방 지속
정부와 여당의 사회연대경제기본법안이 야당의 반발을 잠재우고 올해 안에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는 공청회를 마무리한 이후 본격적인 법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방안”이라는 민주당의 주장과 “통합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고 정치적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국민의힘의 주장이 팽팽하다.
민주당은 2014년 이후 많은 공론화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사회경제연대기본법안 또는 사회적경제기본법이 22대 국회 들어 9개가 발의됐다.
사회적경제기본법안은 20대와 21대에도 각각 3개, 5개가 올라왔다. 첫 법안은 유승민 전 의원이 냈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세 차례 대표 발의했다.
윤 장관은 사회연대경제조직으로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자활기업·소비자생활협동조합·농어업법인단체·농협·수협·산림조합·엽연초생산협동조합·신협·새마을금고·예비사회적기업·소셜벤처기업 등을 포함했다. 사회적기업(2007년 설립, 2024년 말 현재 3762개), 협동조합(2012년, 2만6520개), 마을기업(2010년, 2023년 말 현재 1800개), 자활기업(2012년, 962개) 등 주요 사회연대경제의 규모는 3만 3000개를 넘어섰다. 여기에 사회연대경제를 지원하는 중개기관들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풀뿌리 사회연대경제조직들이 모두 지원 대상에 들어가는 셈이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는 “사회연대경제 성장을 촉진해 고용 창출과 양극화 완화, 지역소멸 대응, 공동체 신뢰 회복 등 다양한 경제·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며 “포용성장과 지역경제 순환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국가가 돌봄, 소득, 의료, 일·삶의 균형 등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로 전환을 위한 방안”과 연결돼 있다.
그러면서 “사회연대경제는 향후 통합 돌봄, 사회주택, 1차 의료, 재생에너지 등 주요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핵심 서비스 공급자로 성장하고 관련 산업의 일자리를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통해 ‘진짜 성장’과 기본사회 구축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행안위 검토보고서는 “사회연대경제가 부각된 이유로는 빈부격차, 고용불안, 고령화 등이 진행되면서 저성장·저고용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면서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살리면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사회연대경제가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2011년), 에콰도르(2011년), 멕시코(2012년), 캐나다 퀘벡(2013년), 포르투갈(2013년), 프랑스(2014년) 등은 이미 법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당정이 마련한 법안에 따르면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사회연대경제원이 설립되고 시·도별, 시·군·구별 사회연대경제 지원센터가 설치된다. 정부는 세제, 재정, 금융, 행정 등 전방위적으로 사회연대경제와 중개기관들을 지원하고 이들의 설립, 운영 등에도 개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부지 구입비, 시설비 등이 무상 또는 저렴하게 제공될 전망이다. 협동조합, 금융기관 등이 민간 사회연대금융기관으로 지정되고 사회연대경제 발전기금도 만들어진다. 또 공공기관에는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생산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20대 국회에서는 사회적경제기본법 또는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을 놓고 한 차례 공청회가 열렸고 법안소위에서 네 차례 심사가 진행됐다. 21대 국회에서는 한 차례 공청회, 네 차례 법안소위를 거쳤고 민주당이 강한 통과 의지를 보이며 안건조정위를 열기도 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개별법에서 이미 운영되고 있는 것을 국가 주도로 통합 관리, 지원하면 오히려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사회, 경제, 문화, 환경 등 여러 분야를 하나로 묶어 법을 만들 경우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에서는 “지자체와 각 중앙부처를 포괄해서 기재부(현재는 행정안전부)가 종합적으로 끌어 나가는 것은 현재의 경제 운용 기본구조와 상반되는 지나치게 중앙집권적 경제시스템을 가지고 올 우려가 있다”고 했다. 특히 “사회적경제발전위원회가 정치적으로 구성되는 것은 오히려 정치 쟁점화 돼 사회적경제의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위원회의 중립적 운영 조문이 필요하다”며 “사회적경제기업을 포괄적으로 규정할 경우 정치적 활동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를 의식해 당정이 합의한 법안에는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기본원칙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공동이익과 사회적 목적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가치 추구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운영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운영구조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촉진 △발생한 이익의 재투자와 공동이익 및 사회적 목적 실현을 위한 이익의 우선 사용 등으로 규정해 뒀으나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