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대만 D램 공장 인수 나선다
AI 메모리 수요 급증 대응
2조6천억원 넘는 현금 베팅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대만의 반도체 공장을 인수해 D램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공급 능력을 선제적으로 늘리기 위한 투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파워칩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PSMC)로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을 18억달러(2조6500여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규제 승인 등을 거쳐 2분기 내에 현금 거래로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대만 먀오리현에 위치한 300mm 웨이퍼(반도체 재료) 공장이다. 클린룸(생산 공간) 면적만 약 2만8000㎡에 달한다.
마이크론은 인수 이후 해당 공장을 단계적으로 개조해 D램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공장이 2027년 하반기부터 의미 있는 D램 웨이퍼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투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리서치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메모리 가격은 50% 급등했다. AI용 고부가 메모리 생산에 설비가 집중되면서 PC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공급은 빠듯해진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주요 제품의 수요 증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이번 대만 공장 인수가 글로벌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발표 이후 파워칩 주가는 9.9% 상승해 62대만달러에 거래됐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코토 쓰치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며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