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법 개정안 통과 임박…코스피 5000 돌파 기대↑
자사주의 마법 원천 차단 … 투자자 신뢰 회복
자본시장 질적 변화 …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올해 들어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펼치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900선을 넘으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런 가운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 통과가 임박해 지면서 코스피 5000 돌파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의 마법을 원천 차단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면서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일 상법개정안 법사위 심사 시작=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할 계획이다. 여당은 주주총회 시즌 이전에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도 도입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3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18개월 이내에, 신규 취득하는 자사주는 취득 시점으로부터 1년 이내에 각각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를 자본으로 명시하고 신규 취득분 및 이미 보유한 자사주에 대한 소각 의무화 처분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소위 자사주의 마법이라 불리던 지배주주의 편법적 이익 추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만성적인 물량 부담 완화 = 증권가에서는 상법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코리아 밸류업’ 정책의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고, 외국인 투자자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증시는 지배구조 리스크와 주주환원 미흡이 구조적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 왔지만, 제도 변화가 가시화 될 경우 중장기 자금유입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정책 기대감이 증시 심리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시장은 이번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만성적인 물량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코스피 상장기업의 합계 주식 수는 연평균 약 2%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연평균 10.5% 성장했다. 이로 인해 순이익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주당순이익(EPS)의 성장률이 순이익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주식 수는 0.6% 감소했다. 지난 1·2차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거치며 자사주 소각 확대 등 기업들의 자본정책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자사주 소각 법안 통과로 코스피 상장주식 수는 연평균 1% 감소가 예상된다. 발행주식 수 감소는 주당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10년간 코스피 시장은 구조적으로 주식수가 증가하며 주당순이익(EPS) 성장을 제약해 왔다”며 “주식수 감소는 EPS와 주당순자산(BPS)의 상승 속도를 구조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향후 코스피 밸류에이션 재평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 EPS,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지표 수치를 직접적으로 바꾸지는 않지만 자본 구조의 질적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을 통해 장기적으론 기업 자본 구조의 질적 개선과 경영진의 주주친화적 행보가 맞물리며 ROE가 개선되고, 결국 주가순자산비율(PBR) 제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주 비중이 높은 보험 증권 에너지 부동산 등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개별 기업 관점에서는 자사주 비중이 높고 업종대비 PBR과 ROE가 낮은 기업이 주가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