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급등에 기업 자금 조달 위축 우려

2026-01-22 13:00:23 게재

10년물 금리 3.6% 진입…주담대 금리 6% 돌파

일본 국채 급등·추경 이슈 … 환율·경제지표 변수

국고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차환 부담 확대, 자금 조달 위축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일본 국채 금리 급등 영향과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 경정을 언급한 영향이다. 다만 이 대통령이 본인의 추경 시사 발언에 대해 진화에 나서고 환율 안정 의지를 밝히면서 국고채 금리도 일정 부분 하락했다. 하지만 당분간 시장에선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환율과 경제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 극심한 변동성 장세 =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3bp(1bp=0.01%p) 내린 연 3.13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602%로 5.1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4.2bp, 4.0bp 하락해 연 3.430%, 연 2.900%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575%로 2.4bp 내렸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2.2bp, 2.0bp 하락해 연 3.472%, 연 3.361%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3105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725계약 순매도했다.

20일 국고채는 일본 국채 초장기물 금리 급등과 이 대통령의 추경 시사 언급과 연동돼 장기물 위주로 약세가 크게 나타났다. 19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2.275%를 기록해 약 27년 만의 최고 수준을 찍었고, 다음날 또 소폭 오른 2.34%에 거래됐다. 일본 국채 40년물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다음날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몇 조원, 몇 십조원씩 적자 국채 발행해서 추경하는 건 안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일본 국채 폭등이 미국채까지 영향을 미치자 미일 고위 당국자가 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일본 국채금리도 진정세를 보였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나는 일본 측 카운터파트와 연락을 취해왔고, 그들은 시장에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발언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고,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같은 날 일본 국채 가격이 폭락하자 “시장에 있는 모든 분은 진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 효과를 반영하듯 전날 일본 40년물 국채 금리는 16.02bp 내린 4.0548%, 30년물 금리는 11.32bp 하락한 3.7658%에 움직이며 상승 폭을 되돌렸다.

◆시장 경계감 여전…일본금리 주목 = 다만 시장에선 향후 변동성 장세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있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에선 글로벌 국채시장을 뒤흔든 일본 금리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본발 충격과 국내 수급 이슈에 대한 부담이 더해지면서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분출의 기간과 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 달 26일 금통위 전까지 한은의 성장률 전망 상향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남아있다”며 “대외발 금리 변동성 역시 2월 8일 일본 조기 총선이 결론나기 전까지 해소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일 재무당국이 개입성 발언을 한 것과 같이 미국까지 영향을 주는 일본 국채 금리 급등을 마냥 지켜보진 않으리라는 점에서 향후 급등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의원) 선거 결과가 갑자기 급격하게 바뀌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금리 상방 압력은 노출될 것 같다”면서도 “일본 금리 상승이 미국에까지 부작용을 주고 미국 쪽에서도 개입성 발언이 나온 만큼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상승을 용인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달 비용 확대 국면 전환 = 문제는 연초 기업들의 차환이 집중되는 시기에 금리 발작이 나타나면서 자금 조달 우려를 키웠다는 점이다. 2022~2023년 고금리로 발행됐던 채권들은 그간 금리가 하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낮은 비용으로 차환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달 비용이 확대되는 국면으로 전환됐다. 현재 금리가 2024년 수준보다 높아짐에 따라 더 높은 금리로의 차환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공사채의 경우 상대적으로 5년 이상 중장기물 발행이 많다. 올해 4월부터는 과거 5년 이상 저금리 환경에서 발행된 채권비중이 높아진다. 향후 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시 더 높은 금리로의 차환이 불가피하다.

상위등급 회사채는 만기도래 채권평균 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1월 만기도래는 2~3년물 비중이 높다. 현재 금리와 2년 전 발행물 간 금리 갭은 40bp, 3년 전 발행물과 금리 갭은 100bp 수준으로 1월 차환 부담이 크게 상승하지 않겠으나 현재 높은 금리가 지속될 시 역전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2월부터는 5년물 이상 저금리 채권 비중이 상당하다.

5~6년 전 발행물 비중은 1년 평균적으로 27.1%, 4월에는 43.2%에 달한다. 2021년에 1%대 초중반 수준으로 발행된 채권을 현재 3% 중후반 금리로 차환할 시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

하위등급 회사채는 2023년 레고랜드 사태 직후 3년물 발행이 줄면서 2년 이하 채권 만기 비중이 높고, 5년 이상 채권도 많지 않다. 이에 하반기에도 평균적 만기도래 채권 금리 수준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 다만 취약성은 더 크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위등급 기업은 상위등급 대비 조달 비용 변화가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며 “조달 금리가 높은 수준 지속될 시 상위 등급 대비 펀더멘털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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