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배우자 조사…김병기만 남아
경찰 ‘공천헌금’ 관계인 대부분 소환
조만간 김 의원 출석조사 조율 전망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주변인·측근·배우자를 차례로 거쳐 이제 본인을 향하고 있다.
김병기 의원의 배우자 이 모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22일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마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이씨는 오후 9시 57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이씨는 2020년 3월 자택에서 총선을 앞두고 전 동작구의원 전 모씨와 만나 “선거 전에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언급, 이후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통해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당초 이씨에게 500만원을 건넸다가 “구정 선물로는 너무 많고 공천헌금으로는 적다”며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같은 해 1월 자택에서 다른 전직 구의원 김 모씨에게 2000만원을 직접 전달받은 의혹도 있다. 총선 후 이씨가 김씨에게 쇼핑백에 새우깡 한 봉지와 돈을 담아 돌려줬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탄원서를 통해 의혹을 폭로한 바 있는 이들 전 구의원은 앞서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탄원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이날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전 동작구의원들에게 공천헌금을 요구했는지, 돈을 실제로 받았다가 돌려준 적 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마친 이씨는 ‘공천헌금 받은 것을 인정하느냐’ ‘김 의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이씨는 조 모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였지만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동작경찰서에 연줄이 있다는 전직 보좌직원 등을 통해 조 부의장의 경찰 진술조서를 받아봤다거나 경찰 출신 당시 여당 실세 의원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의혹들을 폭로한 김 의원의 전 보좌진들은 이씨가 지역구 내에서 ‘사모총장’이라고 불릴 만큼 지역 정치 활동에 관여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경찰은 김 의원이 대한항공에서 받은 숙박 초대권으로 160여만원 상당의 객실을 이용했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살펴보고 있다. 최근 김 의원이 보좌진에게 ‘제주도에 간다는 사실을 대한항공 전무에 알리라’고 지시하는 정황의 통화 녹취를 확보한 경찰은 해당 전무를 불러 진위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측은 김 의원 의혹들이 음해성 주장이라며 부인하는 중이다.
한편 공천헌금 의혹 사건 관계인을 대부분 조사한 경찰은 조만간 김 의원에 대한 소환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