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마친 장동혁…‘2030’까지 내달릴 수 있을까

2026-01-23 13:00:06 게재

박근혜 손잡고 ‘보수 차세대’ 존재감 부각 … 차기 주자군 진입

당 지지율 22% … 중도확장 통한 지방선거 승리 여전히 ‘난항’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유를 받아들여 8일 만에 단식을 끝냈다. 2017년 탄핵에도 불구하고 보수진영에서 여전히 입김이 강한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이후 10년 만에 국회 본청을 찾아 장 대표 손을 잡고 이에 감동한 장 대표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연출되자, 야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보수 차세대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동훈 전 대표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닌 장 대표가 보수 차세대로 ‘세자 책봉’ 받는 장면 같았다”는 관전평이었다.

악수하는 장동혁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여드레째 단식 농성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 로텐더홀 단식 농성장을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장 대표는 이제 금배지 4년차인 1.5선에 불과하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원내부대표→원내대변인→사무총장→최고위원→대표로 고속승진했다. 이제는 보수진영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꼽힐 정도다. 장 대표 본인도 정치에 입문한 이상 ‘대권 꿈’을 꾸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 아니냐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장 대표 차기 전략의 1단계는 보수결집으로 읽힌다. 윤석열 탄핵을 거치면서 사분오열된 보수를 재결집시켜야 훗날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고집스럽게 보수결집을 꾀했다. 당 안팎에서 “윤석열과의 절연”을 요구했지만, 강성보수를 염두에 둔 장 대표는 거꾸로 찬탄파(탄핵 찬성)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 대표의 ‘단식 승부수’는 장 대표 차기 전략의 1단계인 보수결집을 일정부분 본궤도에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목숨을 건 단식을 감행하자, 당 안팎에서 장 대표를 흔들던 이들의 목소리가 잦아질 수밖에 없었다. 징계가 임박한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수진영 인사들이 장 대표 단식장을 찾아 지지를 표명했다. 외형적으로는 보수결집과 그 중심에 장 대표가 자리 잡는 그림이 어느 정도 완성된 것이다.

문제는 장 대표가 구상 중인 다음 전략의 실현 여부다. 장 대표의 차기 전략은 1단계 보수결집을 거쳐 중도확장→2026년 6월 지방선거 승리→2027년 8월 대표 재선→2028년 4월 총선 승리→2030년 대선 도전 수순으로 예상된다. 장 대표의 차기 전략 2단계는 중도확장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인 것.

장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다음날인 23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장 대표에게 미래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갤럽 조사(20~22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주일 전보다 2%p 떨어진 22%를 기록했다. 민주당(43%)보다 21%p 낮은 수치였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4%, 국민의힘 13%였다. 장 대표의 차기 전략 2단계인 중도확장 목표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 전 대표 징계 문제에 대해선 장 대표에게 다소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징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적절하다’ 33%, ‘적절하지 않다’ 34%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적절하다’ 48%, ‘적절하지 않다’ 35%로 ‘적절하다’는 답이 많았다. 특히 본인의 성향이 ‘매우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층에서는 ‘적절하다’ 62%로 ‘적절하지 않다’(27%)를 앞질렀다. 한 전 대표 징계를 통해 보수결집을 꾀하겠다는 장 대표의 구상과 일부 맞물리는 결과로 해석된다.

야권 인사는 22일 “장 대표가 단식 승부수를 통해 보수결집 효과를 거둔 건 분명해 보인다. 이제 중도확장을 통해 지방선거를 승리해야하는 진짜 시험대가 남았는데 강성보수와 민심 사이에 낀 장 대표가 과감한 중도확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장 대표가 중도확장을 통해 지방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면 그에게 차기 가능성이 남게 될지 의문”이라고 촌평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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