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보다 실효’ 강조한 이 대통령…검찰개혁 강경론 제동

2026-01-23 13:00:06 게재

“대의에 매달려 혼란만 키운다면 개혁 아냐”

여권 내 온건론에 힘 실려…“마녀사냥식 안돼”

“보완수사 요구권이면 충분” 논쟁 불씨 남아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개혁 조치의 ‘실효성’과 ‘실용성’을 강조했다. 검찰개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1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대의’에 매달린 속도전이 국민의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권 내 강경론에 제동을 건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개혁 조치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는커녕 명분과 대의에 매달려 고통과 혼란만 가중한다면 그것은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어느 방안이 국민의 인권 보호와 실질적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용성과 실효성의 관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찰의 권력 박탈’이 아닌 ‘권리 구제와 인권 보호’에 있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보완수사권 논쟁과 관련해 “보완수사는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이어지면서 여당 내 온건파의 발언 공간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22일 열린 민주당의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정부·여당으로서 국가 운영에 대한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통령의 고뇌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김영진 의원은 같은 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의 요지는 기소와 수사 분리를 통해 검찰의 독점을 예방하는 데 있지, 검찰을 마녀사냥하듯 해체하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대통령이 보완수사권 문제도 그런 취지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보다 섬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으냐는 양자택일에 매몰되길 원치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공개 언급 이후 논점은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둘 것인지, 보완수사 자체를 금지한 채 ‘보완수사요구권’ 등 대체 장치로 공백을 메울 것인지로 좁혀지고 있다.

여당 내 강경파 성향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핵심은 확고한 수사·기소 분리 의지”라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예외적 보완수사권은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 요구권’ 도입에 무게를 두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입법 과정에서 관련 논쟁은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지지층 여론의 향배 역시 변수다. ‘예외’ 조항을 두는 순간 원칙 후퇴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성 지지층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 울산에서 새해 첫 ‘타운홀 미팅’을 연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5대 대전환’ 가운데 하나인 ‘지방 주도 성장’ 방안을 주제로 울산 시민 200여명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울산 행사 계획을 알리며 “올해를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울산은 그 변화의 선두에서 동남권 제조업 벨트의 맏형으로서 대한민국 산업의 대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박준규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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