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코스피 5000 시대 안착을 위한 조건

2026-01-27 13:00:01 게재

마침내 한국 증시가 ‘꿈의 지수’라 불리는 코스피 5000선을 찍었다. 1980년 코스피 지수가 산출된 이래 46년 만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상장사들의 실적 폭발,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그리고 정부의 강력한 자본시장 정상화 정책이 맞물려 빚어낸 쾌거다.

이제 우리도 만성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굴레를 벗고 주식이 진정한 가계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코스피 지수와 투자자의 체감온도 간 괴리가 너무 크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코스피 상장 83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15개 종목은 작년 10월부터 78%가 올랐지만 나머지 820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15%에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대다수 중소형주는 소외되는 등의 양극화 모습에 코스피 체감지수는 여전히 3700~3800 수준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젠 코스피 5000 돌파를 ‘반짝 이벤트’가 아닌 단단한 바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이익의 지속성장과 자본시장 선진화, 대외변수 안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도입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와 집중투표제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자본시장 거버넌스 개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현재 국회에 머물러 있는 3차 상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증시성장이 내수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단타의 장’이 아닌 ‘노후 자산 증식의 장’으로 인식하게 해야 한다. 장기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늘리고,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을 고도화해 증시 자금이 가계의 부로 축적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개미들이 차익 실현 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소비와 재투자로 연결할 때 비로소 진정한 부의 효과가 발생한다.

산업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야 한다. 바이오 방산 원전 K-콘텐츠 산업을 새로운 기둥으로 육성해 특정 업종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국 증시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코스피 5000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한국 증시가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기업 이익의 지속 성장과 지속적인 자본시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배당성향 개선, 상법 개정 흐름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금이야말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전환할 골든타임이다.

김영숙 재정금융팀 기자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