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법대출, 메리츠 전 임원 징역 8년

2026-01-28 13:00:29 게재

가족회사 PF 투자·차익 챙긴 혐의

재판부 “금융기관 신뢰 중대 훼손”

메리츠증권 재직 시절 가족회사를 앞세워 11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임원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증재·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 모씨에게 지난 16일 징역 8년과 벌금 10억원을 선고했다.

박씨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대출을 알선한 혐의(특경법상 수재·업무상 배임)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메리츠증권 전 직원 김 모씨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4억6000여만원을, 이 모씨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4억원, 추징금 3억8000여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박씨는 2014년 초 메리츠증권에 재직하면서 가족 명의로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같은 해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부하 직원들의 알선을 통해 다른 금융기관에서 총 1186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이 자금을 가족회사 부동산 투자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씨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보를 활용해 가족회사 명의로 부동산 11건을 취득·임대했고, 이 과정에서 거액의 매매 차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금융회사 임직원의 청렴성과 직무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며 “금융시장의 건전한 거래 질서를 교란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본부장급 임원으로 재직하던 2023년 10월 내부 감사 과정에서 직무 관련 가족회사를 운영한 사실이 적발돼 퇴사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은 2024년 1월 기획검사를 통해 관련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같은 해 8월 박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연합뉴스

박광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