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AI 웃고 전기차 흔들

2026-01-29 13:00:02 게재

마이크로소프트·메타는 질주 … 테슬라는 상장 후 처음 매출 감소

월스트리트 배경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회사 로고 합성. 출처 ChatGPT
미국 빅테크 3인방의 실적 발표에서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는 AI 수요를 앞세워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고, 테슬라는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하며 전기차 사업의 성장 둔화를 드러냈다.

다만 테슬라는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실적 시즌이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기업 간 격차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소프트웨어·클라우드)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에서 조정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309억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813억달러로 17% 늘어 시장 예상치 803억달러를 웃돌았다. 애저(Azure)를 포함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515억달러로 26% 급증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AI 확산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일부 핵심 사업보다 큰 AI 사업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다만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며 분기 자본지출이 375억달러로 1년 전보다 66% 늘었고, 이 같은 비용 부담이 부각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5.12% 하락했다.

메타플랫폼스(소셜미디어·광고)는 실적과 투자 계획 모두에서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이 1150억달러에서 최대 135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20억달러에서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4분기 매출은 599억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고, 순이익은 228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개인용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 개발을 전면에 내세우며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 대한 투자를 앞당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FT는 메타가 광고 사업에서 창출한 막대한 현금 흐름을 AI 경쟁력 강화에 재투입하는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8.42% 급등했다.

가장 대비되는 성적표는 테슬라(전기차)였다. 테슬라는 2025년 연간 매출이 948억달러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간 기준 매출이 줄어든 것은 테슬라 상장 이후 처음이다. 4분기 매출도 249억달러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차량 인도량은 41만8227대로 16% 줄었고, 유럽 신규 등록은 같은 기간 21% 감소했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정책과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판매에 부담을 줬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4분기 순이익은 8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지만, 월가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테슬라는 또 머스크의 AI 기업 xAI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FT는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사업이 아직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AI 수요를 실적으로 증명한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와 정책 환경 변화라는 구조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같은 빅테크로 묶이지만, AI 투자에 따른 성과와 시장 평가는 갈수록 더 분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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