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부동산 시장 혼란 ‘최소화’에 무게
김용범 정책실장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한두 달 연기 검토”
“현장 케이스 듣고 있다” 강조 … “대통령, 자본시장 선진화 지시”
미 관세 언급에는 “입법 지연 탓 … 대미투자 과정에 불확실성”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시점을 한두 달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동산에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쏠려 있는 상황을 해소시키는 정책 방향을 유지하되 시장 혼란은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종료하되, 5월 9일이 아닌 한두 달 뒤에 종료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유예 조치는 종료하지만, 계약 체결 이후 한두 달까지 적용 기한을 두는 것은 원칙을 훼손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5월 9일까지 계약이 체결된 경우 이후 어느 시점까지 거래 완료를 인정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예 종료 시점 조정 가능성을 밝힌 배경에는 최근 시장에서 야기된 일부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후 시장에선 급매를 해야 할지, 해당 주택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다주택 보유자들의 고민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실장은 “강남 3구 등은 오래 (조정지역으로) 머물러서 중과 제도가 적용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10·15 대책으로 넓어진 지역 분들은 중과 유예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을 더 주는 방안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새롭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다양한 현장 케이스에 대해서도 취합해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김 실장은 “미리 집을 팔려면 상당 기간 (시간이) 필요할 수 있는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결정을 좀 더 일찍 했으면 하는 반성도 한다”면서 “세입자가 있는 현장 케이스도 듣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예 조치가 종료된다는 원칙은 그대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대전제는 유예 종료”라고 거듭 강조했다.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해서는 개편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실장 “조세형평성 등 원칙을 두고 (부동산) 세제를 어떻게 할지 용역도 하며 논의하고 있다”면서 “세제라는 것이 정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주제이고, 부동산 시장에 대해 미치는 영향도 있어서 한두 달 내에 발표하고 그럴 만한 내용은 아니다. 장기간 심층적으로 여러 부처가 논의해야 할 주제”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측의 관세 재인상 언급과 관련해서는 대미 투자 관련 입법 지연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미국 측 불만은 대미 투자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지연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은 별도 입법이 필요한 구조인 반면 일본은 추가 입법 없이 투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속도 차이가 발생했고, 미국 입장에서는 진척이 늦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재인상 언급 등이 향후 재발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는 “정상적인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관세 문제는 언제든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때그때 우리 사정을 설명하고 납득을 구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투자 프로젝트는 한미 상호 도움이 돼야 지속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며 “외환시장에 불안 요인이 있다면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간 협의는 불확실성이 있는 과정이고, 실행 단계에서도 여러 고비가 예상된다”면서도 “큰 틀의 합의는 이뤄진 만큼 차분하게 과정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우리 자본시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선진화하자는 취지로 제도 전반을 들여다보라고 지시했다”며 “코스닥을 당초 코스닥이 코스닥다웠던 시절, 즉 초기 위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가 본격적으로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혁신과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정부가 주안점을 두는 창업을 담아낼 수 있도록 코스닥 시장을 탈바꿈할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