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전기요금 인상에 반도체·철강 ‘우려’

2026-02-02 13:00:02 게재

자동차는 ‘기회’ 업종별 편차 … 기후부 “큰 영향 없도록 설계”

정부가 1일 ‘저녁과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낮 시간대 요금은 인하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자 산업계는 업계 특성에 따라 엇갈린 반응이다.

조업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반 제조업은 낮 시간대 가동을 늘려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는 업종은 야간 요금 인상으로 오히려 전체 요금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낮에 급증하는 태양광발전 발전량을 산업계가 소화하도록 유도하기위해 1분기 중 요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싸다.

개편이 추진되면 자동차, 가전제품 등 조립·가공을 위주로 한 일반 제조업이나 주간 가동 비중이 높은 식품·섬유·소비재업 등은 낮 시간대 가동을 늘려 비용 부담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산업은 이전처럼 3교대 24시간 가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낮 시간대 전기요금이 줄어들면 플러스 요인이 크다. 실례로 현대차·기아는 2013년 공장의 밤샘 근무를 폐지하고 주간 연속 2교대(1조 8시간·2조 9시간) 근무를 도입했다.

조선·중공업도 대형설비 가동이 낮 시간대에 중심이기 때문에 요금 인하의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24시간 설비를 돌려야 하는 반도체·철강·석유화학 등 산업은 오히려 경영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제조는 클린룸·노광·식각·증착 등 공정이 24시간 무정지 가동을 한다. 따라서 공정 중단시 수율 저하 및 재가동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야간 전력 사용을 줄이거나 낮 시간대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글로벌 공급 과잉 여파로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인 석유화학이나 철강업계도 야간 교대 근무·야간 생산이 많아 인상된 요금이 추가 비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고로(용광로)와 전기로를 함께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중소·중견 철강사는 전기로를 사용해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철강 화학 디스플레이 등 전기요금 민감 업종의 평균 전기요금 납부액은 2022년 481억5000만원에서 2024년 656억7000만원으로 36.4%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전기요금 비중도 7.5%에서 10.7%로 뛰었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산업별로 주간요금 인하효과와 야간 인상효과를 모두 고려해 그 영향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조업시간이나 조업시간 조정가능 여부에 따라 업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큰 영향이 없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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