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시대 월배당 ETF 각광

2026-02-02 13:00:01 게재

절세 계좌·분리과세 도입이 촉매제

대한민국 증시가 사상 초유의 ‘오천피(코스피 5000)·천스닥(코스닥 1000)’ 시대를 열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지수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과 함께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시세 차익을 넘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월배당 ETF’로 향하고 있다.

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1일 기준 국내 164개 월배당 ETF의 순자산총액은 약 61조6250원에 달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약 50조원을 넘어선 뒤 2026년 초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 도입 기대감과 맞물려 자산 유입이 가속화됐다. 최근 수익률 지표를 보면 주주환원 정책의 수혜를 입은 상품들이 단연 돋보인다. 증권주 위주의 ‘HANARO 증권고배당TOP3Plus’가 월간 수익률 43.16%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등을 담은 ‘코리아밸류업’ 시리즈들이 29%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휩쓸었다.

과거의 월배당 ETF가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며 보조적인 수단에 머물렀다면, 최근 시장은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엄선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액티브(Active)형’ 상품이 주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히 배당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액티브 운용을 통해 하락장에서는 방어력을 높이고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한 현금 흐름’을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월배당 상품의 경우, 원화 약세 국면에서 달러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중의 강점을 지닌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세대에게는 장기적인 통화 가치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면서도 매달 실질적인 생활비를 보조받는 ‘제2의 월급 주머니’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올해 투자자들이 월배당 ETF에 더욱 열광하는 이유는 올해부터 예정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 덕분이다. 그동안 고액 배당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던 금융소득종합과세(누진세)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배당주 투자에 대한 실질 수익률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개인종합관리계좌(ISA),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절세 계좌를 활용한 전략은 이제 필수다. 일반 계좌의 15.4% 배당소득세를 이연하거나 감면받을 수 있어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높은 분배율’ 수치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월배당 ETF의 실질 성과는 결국 ‘기초자산의 가치 변동’과 ‘배당 수익’의 합산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높은 배당을 주더라도 기초자산의 가격이 그보다 더 많이 하락한다면 결과적으로 원금을 까먹는 투자가 될 수 있다.

김남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단순히 배당 수익률 수치만 쫓기보다 지수 상승 시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와 하락장에서 얼마나 견고한 방어력을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선구안이 필요하다”며 “배당 수익률 10%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배당을 준 뒤에도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우상향할 수 있는 기초자산을 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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