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배임·영업비밀 유출’ 갤럭시아에스엠 벌금
‘테크노짐’ 국내 판권 가로챈 직원들 1심 실형
법원 “회사 기반 흔든 범행” … 관리 소홀 유죄
전직 직장의 핵심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빼돌려 해외 유명 운동기구 국내 판매권을 가로챈 직원들과 관련 회사가 1심에서 실형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 류지미 판사는 지난달 20일 업무상 배임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갤럭시아에스엠 전·현직 직원들과 법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류 판사는 갤럭시아에스엠 전 본부장 김 모씨와 영업팀 차장 장 모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전 영업팀 차장 정 모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갤럭시아에스엠 법인에게는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이탈리아의 세계적 운동기구 제조사 ‘테크노짐’의 국내 독점 판권을 둘러싼 배신극에서 시작됐다. 피해회사인 우영웰니스컴퍼니는 2003년부터 테크노짐과 한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B2B·B2C 판매와 운동기구 관리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러던 중 이 회사 영업부장이었던 김씨가 2019년 3월 회사로부터 퇴사 통보를 받자 판권을 다른 회사로 이전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후배 직원 장씨와 공모해 우영웰니스의 판매 규정 위반 등 영업상 문제점을 정리해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테크노짐 아시아 담당자에게 전달하며 계약 해지를 유도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는 장씨로부터 우영웰니스 내부 자료를 전달받아 총판업체 변경의 필요성을 함께 정리해 2019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테크노짐측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테크노짐은 2020년 10월 우영웰니스측에 B2C 판매와 고객관리 시스템(CRM) 운영 미흡 등을 이유로 총판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갤럭시아에스엠과 신규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법원은 장씨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28차례에 걸쳐 우영웰니스 영업비밀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자료에는 준공 예정 아파트 단지 목록, 견적서, 협상 예정 할인율, 영업 진행 내용 등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갤럭시아에스엠 대표이사가 김씨 등이 입사하기 전부터 피해회사의 사업계획·실적 자료를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류 판사는 “(갤럭시아에스엠이) 영업비밀 반출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류 판사는 갤럭시아에스엠에 대해 종업원들의 위법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다.
류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피해회사가 17년간 유지해온 핵심 영업 기반을 상실하게 만든 중대한 범행”이라며 “피고인들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회사에 실제로 심각한 경영상 위기를 초래했고, 경영진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피고인들과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1월 26일 항소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